전·후방 카메라를 통해 본 차 바깥 상황이 클러스터에 그대로 나타난다. 자체 내장된 '빌트인 캠'이 있어 블랙박스를 따로 달 필요도 없다. 차 지붕에 주행거리를 늘리는 태양광 장치가 부착된 점도 꽤 특이하다. 주행연비는 리터(ℓ)당 20.1킬로미터(km)에 달하는 공인연비를 뛰어넘었다. 주행 중에는 정숙했지만 가끔씩 바람이 차체를 타격하는 소리가 그대로 들려 거슬린 순간도 있었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타고 이틀간 서울 시내와 외곽 도로 총 1000km를 주행하면서 그때그때 기록해둔 메모들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7월 출시한 8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감각적인 주행 보조 기능과 함께 높은 연비가 돋보이는 차다.
외관은 투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크로스홀 캐스케이딩 그릴과 공기역학을 생각한 하이브리드 전용 알로이 휠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차가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하면서도 길쭉하게 쭉 뻗었다는 느낌도 받는다. 전면부와 후면부의 붉은색의 발광다이오드(LED) 주행등도 통일감 있다.
차체 천장에 붙어있는 솔라루프 시스템도 독특한 디자인에 한몫은 더한다. 솔라루프를 활용하면 야외에서 하루 6시간 충전 시 1년 기준으로 총 1천300km 이상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현대차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차체 크기는 전장 4천900밀리미터(mm), 전폭 1천860mm, 전고 1천445mm다. 전장과 전폭은 그랜저 하이브리드(전장 4천930mm·전폭 1천865mm)보다 조금 작은 수준이나, 신형 아반떼(전장 4천620mm·1천800mm)와 비교하면 크게 차이난다.
내장은 카멜투톤 디자인과 함께 착좌감이 훌륭한 나파가죽 시트로 꾸며졌다. 장거리 주행에도 편안했다. 실내 분위기를 바꾸는 차내 조명등 색상도 사용자의 기호에 맞게 선택 가능하다.
주행 중 가장 빛을 발한 성능은 두말할 것 없이 연비였다. 2.0 스마트스트림이 적용돼 최고출력은 152마력(ps), 최대토크는 19.2(kgfm)로 종전 모델보다 연비가 10% 향상됐다.
딱히 연비주행을 할 생각이 없었고 스포츠 모드와 에코 모드를 번갈아 가며 마음껏 가속도 했지만, 주행연비는 리터당 20km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공인연비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현대차는 신차에 하이브리드 차량 최초로 능동변속 제어기술(ASC)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것으로 자동변속기를 1초에 500번씩 제어해 빠른 변속을 돕는다. 저속으로 연비 주행을 하다가 고속 주행으로 속도를 급변했을 때에도 엔진에서 둔탁함이 없었다.
첨단 안전사양도 대폭 강화됐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전방 차량 출발 알림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특히 좌회전, 우회전 방향지시등을 켜면 룸미러에 빌트인 타입으로 설치된 캠을 통해 운전자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뒤쪽 시야를 고화질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주차 시 활용하던 어라운드캠도 주행 중에 구동할 수 있다. 도로에서 정차 중에 앞차가 주행을 시작하면 알려주는 기능, 저속 후진 중에 후면부 충돌 가능성이 감지되면 스스로 제동하는 충돌방지 보조 기능도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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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형인 스마트 트림의 판매 가격은 2천754만원이다. 다만 주요 편의 사양을 모두 넣으면 그랜저 기본형 모델(3천86만원)의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게 단점이다. 최고급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모델 판매가에 하이브리드 세제 혜택과 개별소비세를 반영하면 3천599만원이라는 가격이 나온다. 현대차가 밀고 있는 솔라루프 시스템 가격도 120만원에 달한다.
다만, 최근 일본과의 경제전쟁으로 일본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에 망설이는 소비자라면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다. 재차 강조하지만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최고 무기는 20km/ℓ를 웃도는 공인연비다. 이는 하이브리드차의 원조인 일본 토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 공인연비(17.5km/ℓ)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