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콘텐츠가 영상으로 제작되고 소비되는 시대가 됐다. 10대들은 이제 네이버 검색보다 유튜브 검색이 더 쉽고 빠르다고 느낄 정도다.
‘본방사수’라는 단어도 점점 쓸모가 없어지고 있다. 내가 보고 싶은 콘텐츠를 이제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볼 수 있는 모바일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유튜브, 넷플릭스, 네이버TV 등은 평생을 봐도 모자란 방대한 동영상 콘텐츠가 끊임없이 올라온다.
동영상 시청이 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방송사, 제작사, 플랫폼사 구분 없이 모두 동영상 시장에서 아이디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프리콩’ 역시 요즘 세대들의 입맛에 맞는 영상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어 날로 전문성을 높여가고 있다. ▲농부사관학교 ▲악마는 란제리를 입는다 ▲하와유.MOV ▲스무살은 처음이라 ▲비정규직 아이돌 ▲한밤의 레게연예 등 다수의 히트 작품을 만들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 다양한 채널 공략, 차별화된 영업 성공적
지디넷코리아는 프리콩의 박현우 대표와 윤무철 부대표를 만나 콘텐츠 제작사로서 프리콩의 경쟁력과 앞으로의 성장 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
프리콩은 자유롭고 유연하게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모토를 가진 회사다. 영화, 드라마, 예능뿐 아니라 광고형 콘텐츠(미디어 커머스), 나아가 가상현실(VR) 영화까지 기획, 개발, 제작을 해왔다. 또 대부분의 지식재산권(IP)을 방송국과 공동 소유하는 방식으로 이들의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대중들에게 알렸다. 많은 웹예능 제작 업체들이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에서 자체 채널 기반으로 사업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났다.
박현우 대표는 “넷플릭스, SBS, JTBC, CJ ENM 등과 작품을 기획하고 개발해서 이를 패키징했던 게 지난해 성과였다”며 “‘스무살은 처음이라’는 작품은 미국 인스타그램과 손을 잡았었고, ‘비정규직 아이돌’의 경우는 넷플릭스에서 소개됐다”고 설명했다.
또 “경쟁사의 경우 어떤 특정 플랫폼을 보유한 상태에서 성장했지만, 우리는 다양한 채널들과 협의하면서 성장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면서 “몇십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가리켜 연금이라고 하지만, 한편으로 비디오 플랫폼들이 흔들리면서 회사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고 우리의 다양한 채널 전략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프리콩의 경쟁력 중 하나는 매력적인 기획능력은 기본, 투자사나 방송사 입장에서 수익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이다. 남들과 다른 영업전략을 세워 모든 프로그램의 제작지원을 위한 간접광고(PPL)를 유치했다. 이 때문에 투자했던 돈이 방송 시작 전 회수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윤무철 부대표는 “모든 프로그램의 제작지원 PPL을 유치했다. 또 모든 작품이 방송국에 유통되고 판매됐다”며 “브랜디드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직원들의 업무 방식도 분업화가 아닌 기획부터 마케팅, 유통까지 전 과정에 관여하다 보니 더 좋은 결과를 거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내년 중반까지 킬러 콘텐츠 제작 집중...형식 탈피해야”
프리콩은 현 기점으로 내년 중반까지 킬러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만든 작품들도 나름의 큰 성과를 거두긴 했으나, 박 대표는 몸 풀기 정도에 불과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또 특정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또 “웹 콘텐츠 이래야 돼”라는 경직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정상에 오른다는 방침이다.
박현우 대표는 “현재 킬러 콘텐츠 제작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만 고집하지 않고 지상파, 케이블, 종편할 것 없이 플랫폼 확장과 융합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연예인들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 방송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강한 거부감을 보였지만, 이제는 서로 뛰어드는 상황”이라며 “이런 추세는 지상파에서 케이블로 방송 시장이 확장 될 때보다 그 속도가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 아프리카TV와 자연스러운 시너지 구상
프리콩은 2018년 초 아프리카TV에 인수돼 자회사로 편입됐다. 정찬용 아프리카TV 각자대표가 프리콩의 경쟁력과 성장성을 알아보고 협력의 손길을 내민 덕분이다. 또 양사가 미디어 사업에 있어 공통분모가 존재하는 만큼, 서로의 시너지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두 회사가 어떤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 하에 인위적인 시도는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단적으로 아프리카TV에 인기 BJ가 많으니 단순히 이들을 활용한 영상물을 만들겠다는 식의 전략을 세우지 않겠다는 것이다.
박현우 대표는 “인위적인 시도는 꼭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 같다”면서 “기획 단계에서 제작하려는 프로그램과 자연스럽게 어떤 BJ가 어울린다면 이들을 참여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창의력이 뛰어난 느낌을 받는 경우가 없다”며 “킬러 콘텐츠를 만들려면 원석(훌륭한 출연자)이 필요한데, 아프리카TV가 바로 이런 원석을 모아 놓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특정 BJ를 캐스팅하게 될 경우 이들이 출연을 할 수도 있지만 아이디어를 내거나 작가, 편집으로 참여하는 방법도 가능하다”면서 “미술이나 음악은 대부분 개인 창작의 영역이지만, 영상물은 공동 창작물인 만큼 여러 사람들과 함께 힘을 모으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 사회 변화 이끄는 콘텐츠 제작에도 관심
박현우 대표, 윤무철 부대표는 상업적인 영상물 뿐 아니라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영향력을 갖춘 작품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콘텐츠 제작사업에는 무언의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는 이유에서다.
윤 부대표는 “깔창 생리대 이슈를 보고 우리나라 저소득층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며 “그 후 YTN에 제안해 ‘물물교환’이라는 작품을 만들었고, SBS와 ‘악마는 란제리를 입는다’를 통해 판매수익 일부를 한부모가정 자녀에게 기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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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 대표는 “콘텐츠는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고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현재 기획 단계지만 실버 콘텐츠로 60대 이상 은퇴자들이 참여하는 1인 방송, 케이팝 스타들이 한류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동남아에 가서 환경보존을 통해 돌려주는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SBS 모비딕과 농부 사관학교 시즌2 제작이 완료돼 11월에 방영될 예정”이라며 “항상 파트너처럼 신뢰해준 SBS 모비딕 박재용 팀장, 루이픽쳐스 김태완 대표, 콴엔터테인먼트 장형철 대표, 그리고 외부와 협업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해준 정찬용 대표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