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단체 "정부, 망 비용 구조 근본적 개선해야"

상호접속고시·망 이용 계약 가이드라인 지적

인터넷입력 :2019/08/26 18:24

네이버·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업과 관련 협회(이하 인터넷 단체) 등이 정부를 향해 망 비용 구조의 근본적 개선을 요구했다.

정부가 2016년 시행한 상호접속고시 개정으로 IT 기업의 망 비용이 지속 상승하게 됐고, 이용자 피해까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통신사-IT기업 간 공정경쟁의 원칙이 깨져 산업 경쟁력도 저하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정부가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해소라는 명분으로 추진하려는 망 이용 계약 가이드라인과 상호접속고시를 개정하라는 것이 인터넷 단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 “페북-방통위 분쟁 본질은 상호접속고시와 과다한 망 비용”

지난 22일 서울행정법원은 페이스북이 국내 접속 속도를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원고인 페이스북 손을 들어줬다.

방통위는 지난해 페이스북이 통신사와의 망 이용 협상 과정에서 임의로 망 접속경로를 변경해 이용자 불편과 피해가 초래됐다고 판단, 3억9천6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재판부는 페이스북의 우회접속 행위가 이용자 이익 침해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결론내렸다. 쟁점이었던 ‘이용의 제한’에 접속경로 변경이 적법한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자 방통위는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다.

이에 인터넷 단체는 이번 페이스북-방통위의 행정소송 이슈의 본질은 ‘상호접속고시’와 ‘과다한 망 비용’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구 미래창조과학부)는 2016년 동등한 수준의 망사업자(통신사)들이 상호 간의 데이터 전송에 따른 비용을 정산하지 않는 무정산 원칙을 폐기했다. 또 데이터 발신자의 부담으로 정산하도록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즉 상호접속고시를 개정했다.

이에 대해 인터넷 단체는 “정부가 세계에서 유례없이 통신사 간 상호정산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통신사가 IT 기업의 망 비용을 지속해서 상승시킬 수 있는 우월적 지위를 고착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상호접속고시와 과점 상태인 국내의 망 산업이 결합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망 비용이 증가하는 나라가 됐다”며 “가뜩이나 높았던 망 비용이 상호접속고시 개정 이후 더욱 증가해 국내 CP의 망 비용 부담문제가 불거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망 비용 증가, 국제경쟁력 약화와 이용자 부담 초래”

이어 인터넷 단체는 망 비용 증가로 IT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와 이용자의 이중 부담이 초래된다고 역설했다.

인터넷 단체는 “망 비용의 증가는 국내 IT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린다”며 “통신사가 망 비용을 내부화하는 우월적 지위로 콘텐츠 산업에 진출하게 되면 공정경쟁의 원칙은 깨지고 관련 산업의 경쟁력도 저하된다”고 말했다.

이어 “망 비용의 지속적 상승구조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 저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부담 증가로 전가된다”면서 “망 비용 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조건에서 사물인터넷, 원격의료, 자율주행차 등 막대한 데이터의 전송과 교환이 이뤄지는 5G 시대가 본격화되면 이용자들은 혁신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천정부지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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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인터넷 단체는 상호접속고시를 개정해 달라고 정부에 거듭 요구했다. 아울러 역차별 해소를 명분으로 망 이용 계약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국내 CP에게 부과돼 온 부당한 망 이용 대가를 정당화 하고 고착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망 비용의 지속적 상승구조를 초래하는 현행 상호접속고시를 국제적 기준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며 “망 비용이 합리화되면 국내에서 혁신적인 정보기술 서비스들이 다양하게 등장해 성장할 수 있고 이용자들도 더 나은 서비스를 선택할 기회를 보장받는다. 5G 시대가 가져올 기술의 발전이 모두에게 평등한 혜택으로 돌아가려면 하루라도 빨리 상호접속고시를 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