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채권 금리가 떨어지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파생결합상품 'DLS'와 'DLF'의 대규모 손실이 예고되고 있다.
관련 상품을 산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음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금융사를 상대로 대대적 점검과 함께 금융사-소비자 간 분쟁 조정에 나선다.
19일 금감원은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제조·판매 등 실태 파악을 위한 합동검사를 8월 중 추진하고, 불완전판매가 있을 경우 분쟁 조정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사를 통해 판매된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은 영국과 미국의 CMS 금리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만들어진 상품이다. 만기 시 약정했던 금리보다 금리 수준이 떨어지면 대규모 손실을 보는 구조다. 금감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국과 미국 CMS 금리,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상품 모두 지난 7일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으로 국내 금융사의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판매잔액은 8천224억원이다. 이중 우리은행이 4천12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우리은행 외에도 ▲KEB하나은행(3천876억원) ▲KB국민은행(262억원) ▲유안타증권(50억원) ▲미래에셋대우증권(13억원) ▲NH투자증권(11억원) 순으로 DLS나 DLF를 판매했다.
이중 영국과 미국 CMS 금리 연계 상품의 판매 잔액은 6천958억원이며, 만기까지 현재 금리 수준이 유지되면 손실금액은 3천354억원으로 평균 예상손실률은 56.2%다. 지난 7일 기준으로 영국파운드 7년 CMS 금리는 0.598%. 미국 달러 5년 CMS 금리는 1.482%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상품의 판매 잔액은 1천266억원으로, 역시 현재 수준으로 금리가 유지되면 예상 손실 금액은 1천204억원이다. 평균 예상손실률은 95.1%다. 지난 16일 기준으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69%다.
금감원은 이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가 개인에 쏠려 있고, 손실이 발생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파생상품의 대부분이 우리은행과 연계돼 있음을 감안, 전방위적 점검에 들어간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 판매 잔액 1천266억원 중 우리은행이 판매한 금액은 1천255억원으로 거의 대부분이다. 전체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판매액 중 개인투자자가 7천326억원을 사, 판매 잔액의 89.1%를 차지했다.
금감원 측은 "투자자 입자에서 이해가 쉽지 않고 일부 상품의 경우 레버리지가 높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경우 만기 시 손실률이 9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과 발행한 증권사, 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검사국이 제조·판매,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합동검사에 나설 계획이다.
또 지난 16일 금감원에 관련 건으로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건 등을 더해 불완전판매 관련 분쟁 조정에도 추진한다. 현재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 조정 건은 29건이다.
금감원 측은 "합동검사와 병행해 분쟁 조정 관련 민원 현장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현장 조사 결과 등을 통해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법률 검토, 판례 및 분조례 등을 참고해 분쟁조정을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DLS·DLF 뭐길래
DLF란 금리·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파생결합증권(DLS)의 만기 지급액이 미리 정해둔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투자상품이다. DLS는 파생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면 약정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을 말한다.
국내 금융사가 판매해 현재 대규모 투자자 손실이 예상되는 상품은 영국과 미국 CMS 금리 연계 사모펀드(DLF)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사모펀드(DLF)다.
영·미 DLF의 경우 미국 달러 CMS 5년 금리와 영국 파운드 CMS 7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매 3개월 마다 조기상환 요건을 검토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조기 상환할 수 없다. 만기 상환 요건은 만기 평가 시 두 기초자산의 종가가 모두 최초 기준가격의 55%(12개월)인 경우 연 3.5%를 지급하는 구조다. 그러나 만기 평가 시 두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0%에 도달하면 원금 전액을 돌려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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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국채 10년물 채권 만기수익률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의 경우 6개월 만기 시 연 4%의 쿠폰을 지급하되 손실 조건에 해당하면 손실배수 250배에 비례해 손실이 발생하는 상품이다.
만약, 만기일에 독일 10년물 채권 금리가 마이너스 0.25% 이상인 경우 원금전액과 2%의 쿠폰(연 환산 시 4%)을 받을 수 있지만 만기일 당시 금리가 마이너스 0.25% 미만으로 하락하면 하회폭에 손실배수 250을 곱한 비율로 원금 손실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