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호텔 예약되는 숙박앱...고객센터는 '굿'·환불은 '꽝'

"해외 OTA 환불 불가 방침 따를 수밖에 없다"

중기/벤처입력 :2019/08/18 11:36    수정: 2019/08/18 14:46

해외 온라인 여행사(OTA)들의 상품을 끌어와 판매하는 국내 숙박 앱들이 새벽까지 운영하는 고객 센터, 자체 충성고객 효과 등을 내세워 해외 사업자들과 차별화 하고 있다. 다만, 환불 불가 정책은 해외 OTA의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숙박업계에 따르면 해외 호텔 상품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국내 숙박앱인 야놀자와 데일리호텔 등은 해외 숙박 상품 판매시 직접 호텔과 제휴하는 방식이 아닌 해외 OTA들의 일부 해외 숙박 상품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 1월, 데일리호텔은 작년 하반기부터 해외 호텔 예약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그런데 이들이 해외 OTA의 환불불가 상품까지 들여오면서, 소비자들은 관련 상품 구매시 국내 소비자보호법 환불 규정을 적용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가지는 해외 OTA 불만 유형 중 '취소·환급 지연·거부'가 7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국내 앱들도 같은 문제를 떠안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리조트(사진=픽사베이)

■국내앱 "국내 숙소 예약시 좋은 서비스 경험, 해외 상품군으로 확장"

야놀자와 데일리호텔을 통한 해외 숙박 예약시 가장 큰 장점은 새벽 3시까지 운영하는 고객 상담 센터다.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 등 해외 호텔 예약 서비스들이 저녁이면 상담 센터를 종료하는 것에 비해 운영 시간이 길다. 밤늦은 시간 호텔 예약에 문제가 생겨 전화를 걸어도 통화가 가능하다.

야놀자 관계자는 “해외 OTA를 사용할 때 가장 불합리한 것은 짧은 고객센터 운영시간, 메일 응대 등으로 소비자 불만이 빠르게 해결되지 못하는 점”이라며 “야놀자의 경우 국내 숙박 서비스에서 경험한 것 그대로 고객센터 품질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 OTA에서 예약할 때는 결제시 카드 번호를 다 적어야 하는데 야놀자에서는 국내에서 쓰던 카카오페이, 스마일페이 등 간편결제로 쉽고 빠른 결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데일리호텔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국내 호텔 상품을 데일리호텔에서 구매하며 느꼈던 좋은 경험을 해외 호텔까지 확대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국내외 숙박을 막론하고 더 많은 소비자를 유치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이에 전략적으로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놀자(왼쪽)와 데일리호텔의 해외 숙박 예약 서비스.

국내 숙박앱들이 해외 OTA 상품을 전부 가져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상품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다. 야놀자는 해외 OTA가 게재한 상품과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나, 최저가 상품만 골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또 데일리호텔은 해외 OTA에서 연동한 상품에 수수료를 더해 판매해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에 국내 서비스들은 일부 인기 상품에 대해 할인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사업성을 높이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달부터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일부 국가에 대해 최저가 보상제 정책을 펼치며 싼 가격을 담보하겠다고 나섰다.

데일리호텔도 해외 숙박 이용자들을 모으는 데 주력하기 위해 해외호텔 전용 쿠폰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환불불가 조건 책임 전가… 국내앱 "해외 OTA 방침 따라", OTA "호텔이 책임"

최저가인 대신, 환불을 해주지 않는 상품에 대해선 국내 서비스도 두손을 놨다. 제휴을 맺은 해외 OTA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국내 앱들은 애초 환불 불가라고 명시한 상품일지라도 소비자 실수로 수분 내 고객센터로 연락할 경우 예약 취소를 해준다. 해외 서비스 대비 융통성 있는 환불 정책을 시행한다.

소비자들이 해외 OTA에 가지는 불만(표=한국소비자원)

숙박업계 관계자는 “국내앱 해외 호텔 담당자들도 소비자들이 환불 불가한 해외 호텔 상품에 대해선 어느 정도 도박성이 있다고 인정한다”면서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소비자가 버튼을 잘못 눌러 구매한 숙박 상품을 취소해주지 않아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업체들에겐 오히려 역차별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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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해외 OTA는 호텔 측이 환불 불가 상품을 제공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또다시 책임을 전가했다.

한 해외 OTA 관계자는 “호텔 측에서 환불을 안 해주는 대신 더 싼 가격을 제시한 것”이라며 “우리 서비스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여러 가지 가격적인 옵션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