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6천514명이 1표씩'...화웨이, 지배구조 공개

지분·의사결정 구조 밝혀...'정부 기업' 주장 반박

방송/통신입력 :2019/08/07 21:36    수정: 2019/08/08 07:37

중국 화웨이가 '제3자' 없는 지배구조를 공개하고 '정부의 기업'이란 비판과 인식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7일 화웨이는 '누가 화웨이를 경영하는가(WHO RUNS HUAWEI)'란 지배구조 자료를 공개하고 전 직원이 임원을 투표로 선출하는 '집단 경영(collective leadership model)'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독립적 경영으로 제3자의 제어를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자료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 데 ▲지분 구조와 ▲의사결정 구조다.

지분 구조를 요약하면, 지난해 기준 총 18만 여명의 직원 중 절반 가량인 9만6천768명(은퇴자 3200여 명 포함)이 220억 주의 회사 지분 중 98.9%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1.01% 지분은 런정페이 회장 몫이다.

이 같은 지분 구조는 2003년 수립한 '임직원주식보유계획(The Employee Stock Ownership Plan, ESOP)'을 통해 마련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전체 직원 중 업무 평가와 근속 연수 등 평가에 따라 지분을 받는 직원이 선정되며 이들 지분 보유 직원은 해마다 경영 실적에 따른 배당금을 받는다. 한국화웨이 직원도 마찬가지다.

화웨이의 지분 구조 (사진=화웨이)

다음 부분은 '집단 경영(collective leadership model) 모델' 의사결정 구조다.

가장 밑단에서 지분 보유 직원의 대부분인 8만6천514명(지분 보유 직원 중 임원 및 경영진 제외)의 평사원이 '대표위원회(Representatives’ Commission)' 선출 투표권을 갖고 있다. 투표를 통해 115명의 대표위원회 위원을 뽑는다. 이 115명은 다시 두 그룹을 선출한다. 한 그룹은 17명으로 이뤄진 'BOD(Board of Directors)', 나머지 한 그룹은 10명으로 구성된 'SB(Supervisory Board)'다.

BOD가 사실상 경영 의사결정 그룹이다. BOD에서 다시 7명의 BOD 집행위원회(executive Committee of the Board of Directors)를 선출하며, 이들 중 3명이 최종 순환 CEO(rotating and acting chair)가 된다. 순환 CEO는 각자 6개월씩 돌아가며 회사를 대표하는 CEO로 활동한다. 이들 7명의 BOD 집행위원회가 경영에 관한 핵심적 의사결정을 하고 순환 CEO는 선장 겸 간판 역할을 한다.

SB에서도 6명의 SB 집행위원회(executive Committee of the Supervisory Board)를 선출하며 이들은 후방에서 회사의 운영 상황과 재무에 대한 감독과 감사를 맡는다.

화웨이의 '집단 경영(collective leadership model) 모델' 구조 (사진=화웨이)

8만6천514명 → 115명 → 17명 → 7명 → 3명으로 압축되는 최상위 임원진 선출 과정이 투표로 결정되는 구조다. 화웨이는 이를 두고 "8만6천514명의 지분 보유자가 각각 1표씩 투표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분을 보유한 직원들이 회사의 의사결정자를 제 손으로 뽑는 셈이다.

화웨이는 이 의사결정 구조 '집단 의사결정(Collective decision-making)' 모델이라고 명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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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말미에서 이같은 집단 경영 모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회사의 운명을 한 사람에 의존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의사결정 구조는 런정페이 회장이 수천 km를 날아가는 기러기 무리의 원리를 경영에 접목하는 `플라이트 오브 더 버팔로(Flight of the Buffalo)`란 책을 읽은 이후 설계한 것이다. 한 경영자의 독재 혹은 실수를 예방하면서 집단의 지혜를 통해 회사의 안정된 성장을 담보하려는 화웨이만의 경영 체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