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제3자' 없는 지배구조를 공개하고 '정부의 기업'이란 비판과 인식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7일 화웨이는 '누가 화웨이를 경영하는가(WHO RUNS HUAWEI)'란 지배구조 자료를 공개하고 전 직원이 임원을 투표로 선출하는 '집단 경영(collective leadership model)'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독립적 경영으로 제3자의 제어를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자료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 데 ▲지분 구조와 ▲의사결정 구조다.
지분 구조를 요약하면, 지난해 기준 총 18만 여명의 직원 중 절반 가량인 9만6천768명(은퇴자 3200여 명 포함)이 220억 주의 회사 지분 중 98.9%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1.01% 지분은 런정페이 회장 몫이다.
이 같은 지분 구조는 2003년 수립한 '임직원주식보유계획(The Employee Stock Ownership Plan, ESOP)'을 통해 마련된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전체 직원 중 업무 평가와 근속 연수 등 평가에 따라 지분을 받는 직원이 선정되며 이들 지분 보유 직원은 해마다 경영 실적에 따른 배당금을 받는다. 한국화웨이 직원도 마찬가지다.
다음 부분은 '집단 경영(collective leadership model) 모델' 의사결정 구조다.
가장 밑단에서 지분 보유 직원의 대부분인 8만6천514명(지분 보유 직원 중 임원 및 경영진 제외)의 평사원이 '대표위원회(Representatives’ Commission)' 선출 투표권을 갖고 있다. 투표를 통해 115명의 대표위원회 위원을 뽑는다. 이 115명은 다시 두 그룹을 선출한다. 한 그룹은 17명으로 이뤄진 'BOD(Board of Directors)', 나머지 한 그룹은 10명으로 구성된 'SB(Supervisory Board)'다.
BOD가 사실상 경영 의사결정 그룹이다. BOD에서 다시 7명의 BOD 집행위원회(executive Committee of the Board of Directors)를 선출하며, 이들 중 3명이 최종 순환 CEO(rotating and acting chair)가 된다. 순환 CEO는 각자 6개월씩 돌아가며 회사를 대표하는 CEO로 활동한다. 이들 7명의 BOD 집행위원회가 경영에 관한 핵심적 의사결정을 하고 순환 CEO는 선장 겸 간판 역할을 한다.
SB에서도 6명의 SB 집행위원회(executive Committee of the Supervisory Board)를 선출하며 이들은 후방에서 회사의 운영 상황과 재무에 대한 감독과 감사를 맡는다.
8만6천514명 → 115명 → 17명 → 7명 → 3명으로 압축되는 최상위 임원진 선출 과정이 투표로 결정되는 구조다. 화웨이는 이를 두고 "8만6천514명의 지분 보유자가 각각 1표씩 투표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분을 보유한 직원들이 회사의 의사결정자를 제 손으로 뽑는 셈이다.
화웨이는 이 의사결정 구조 '집단 의사결정(Collective decision-making)' 모델이라고 명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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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말미에서 이같은 집단 경영 모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회사의 운명을 한 사람에 의존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의사결정 구조는 런정페이 회장이 수천 km를 날아가는 기러기 무리의 원리를 경영에 접목하는 `플라이트 오브 더 버팔로(Flight of the Buffalo)`란 책을 읽은 이후 설계한 것이다. 한 경영자의 독재 혹은 실수를 예방하면서 집단의 지혜를 통해 회사의 안정된 성장을 담보하려는 화웨이만의 경영 체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