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상가 이민화 박사님 영전에 드립니다.
'벤처의 대부', '4차산업혁명의 전도사'로 알려진 님을, 저는 르네상스형 만능 인간, 이타적 열정의 화신, '위대한 사상가'로 기억합니다. 저의 가슴 속엔 이 시대의 귀감이 되는 영웅이십니다.
서울대학교와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한 후 1983년, 32세의 젊은 나이에 초음파의료장비를 만드는 주식회사 메디슨을 창업하셨습니다. 메디슨의 성공은 오늘날 바이오 산업 부흥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대기업 중심 국가 한국에 벤처기업이라는 큰 축이 생긴 데에는 이민화 회장님의 공이 컸습니다. 1995년 벤처기업협회를 만들고 1999년 코스닥제도를 만드는 데도 앞장서셨습니다. 이민화 회장님의 지도와 투자를 받은 수백명의 벤처인들이 또 다른 신화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1998년 금융위기의 와중에 미국기업 마이크로소프트로 넘어갈 뻔한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하여 살려냈고, 다양한 IT산업에 투자하면서 인터넷과 벤처 생태계를 선도하셨습니다.
필자와의 첫 인연은 1999년 여름 이민화 회장께서 주도하신 벤처 경진대회에서, 제가 창업한 주식회사 팍스넷과 주식회사 싸이월드가 최고의 루키로 선정되면서부터입니다.
2000년 주식시장 버블이 꺼지는 과정에서 자금난을 겪은 메디슨을 삼성그룹에 넘기신 후 어려운 시련을 겪었으나 “오늘날 메디슨 발 벤처바람은 의료계를 넘어 벤처 전반에 확산된 바 있다”, “메디슨은 기업인을 만드는 기업으로, 100개 이상의 기업이 배출되고 소위 메디슨 마피아의 기업가치는 6조원을 넘어섰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님께서는 2009년 창조경제연구회(KCERN)를 만들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오픈 싱크 네트워크(Open Think Network) 연구회로서 국가적 혁신과 발전에 기여한다.”는 비전을 세웁니다. 이후 KCERN 공개포럼은 58회에 걸쳐 커다란 주제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청사진을 매달 제시하는 초인적인 업적을 만들었습니다.
필자는 2013년 '정부 3.0과 직접민주제', 2016년 4월 '4차산업혁명과 블록체인', 2016년 10월 '디지털 거버넌스 플랫폼'을 주제로 공동연구와 발표에 참여하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특히 사회적 낭비를 막고 공평한 민주제를 통해 빈부격차를 줄이는 데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의 빅데이터 기술을 쓰는 일과 관련하여 공동연구를 했고 이를 저서에 반영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2015년 여름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한다는 말씀을 드리자 격려해주시며 협력자를 소개해 주셨으며, 몇 달 전에도 블록체인이 필요한 지자체를 연결해 주신 기억이 새롭습니다.
불과 한달 전 KCERN포럼 58회에서 '혁신성장과 규제개혁'이라는 국가의 비전을 발표하셨는데 갑자기 영면하셨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님께서는 이 외에도 몽골인의 피를 이어받은 국가들의 '유라시안테트워크'라는 연합체를 주창하셨으며, '4차산업혁명 리더 및 강사 교육과정'과 '기업가정신 2.0교육과정'을 주관하면서 수많은 벤처기업인과 국가를 이끌어갈 미래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일도 하셨습니다.
이런 바쁜 와중에도 100여권에 이르는 책을 저술하는 초인적인 면모를 보여주셨습니다. 최근 저작의 제목만 보아도 엄청난 주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내셨습니다.
'디지털트랜스폼에서 스마트트랜스폼으로', '자기조직화하는 스마트시티 4.0', '포용적 성장의 길', '호모파덴스', '공유플랫폼 경제로 가는 길'. 기술과 기업 경영 뿐만 아니라, 교육과 국가 전략, 4차산업혁명에 따른 사회구조혁신과 미래 사회의 설계는 물론 미래형 인간에 대한 철학적 성찰까지 모두 아우르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사상가 이십니다
필자는 직접 관련된 단편적 기억만을 갖고 있으나, 님께서는 야당과 여당과 관료, 좌와 우를 넘나들며 함께 모아 숙의를 하는 모임을 꾸준히 해오신 시대의 어른 이셨습니다. 여러 차례에 걸쳐서 공직에 부름을 받았으나 사양하시고 여야를 아우르는 국가의 대계를 설계하고 조직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벤처기업의 기둥, 바이오산업의 머릿돌 역할을 하셨고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정치 경제 사회를 망라하여 대안을 주신 “위대한 사상가”라는 이름을 님의 영전에 바칩니다.
고난을 극복하고 일어난 이 시대의 영웅이 이처럼 일찍 저희 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도저히 믿기 어려워, 먹먹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 땅은 큰 영웅을 잃었지만, 하늘로 올라가 빛나는 별이 되어 우리의 이정표가 되신 이민화 회장님을 바라보며 앞으로 수많은 “젊은 이민화”들이 앞길을 열어 갈 것입니다. 편안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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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5일,
많은 배움을 얻은 후배 박창기 올림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