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車배터리에 4년간 10조원 투자한다

배터리 양극재 내재화율 20%→50% 기대

디지털경제입력 :2019/07/24 17:55    수정: 2019/07/24 17:56

LG화학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 4년간 10조원을 투입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자체 조달 비중도 현재 20% 수준에서 35%까지 대폭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24일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4년까지 전지사업부문에 총 13조원을 투자해 매출 3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형식 LG화학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2023년까지 배터리 용량을 100기가와트시(GWh) 규모로 늘릴 것"이라며 "전지사업부문에 13조원 이상을 투자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대부분의 투자는 전기차 배터리에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전지사업부문에 총 13조원을 투자하고, 그 중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만 10조원을 집행하겠다는 것이다.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은 올해들어 벌써 2개분기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분기 매출은 2조94억원, 영업손실은 1천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배터리 대규모 투자로 인한 고정비 증가가 큰 부담이 됐다. 그럼에도 미래 산업인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는 현 전략을 향후에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 주목된다.

LG화학은 폴란드 신규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수율이 3분기에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어 연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상무는 "국내 공장이나, 중국 소재 공장의 사례를 보면 수율이 90% 수준이 됐을 때 안정화됐다고 말한다"면서 "폴란드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당초 수율안정화 시기를 2분기로 예상했으나, 장비와 프로세스 등이 이전과 달라 안정화 작업이 지연됐다. 4분기에는 수율 90%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리자동차 로고(사진=吉利汽?)

중국 지리자동차와의 전기차 배터리 조인트벤처(JV·합작법인)은 2022년부터 제품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내년부터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폐지가 계획돼있지만, 타국 업체에 대한 차별은 일시적으로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장기적으로 볼 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아주 큰 시장"이라며 "현재 지리자동차와의 합작법인 외에도, 현지 OEM(주문자 상표 부착생산) 업체, 글로벌 OEM과의 합작회사 등 전략적인 파트너십 확대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화학 CI.(사진=LG화학)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발 수입규제에 대해서는 필수 소재 내재화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한일관계 영향은 적지만, 향후 국산소재를 늘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LG화학은 오는 25일 경북 구미시와 양극재 공장 신설 협약을 체결한다. 신공장은 구미 국가산업5단지 6만여 제곱미터(㎡)에서 내년 초 착공돼 2021년 완공된다. 연간 6만여톤(t)의 양극재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배터리 양극재의 자급 비중은 20%로, 나머지 80%는 일본·중국 등 협력사로부터 구매하고 있다"며 "향후 내재화율을 35%까지 확대하고, 협력업체를 합치면 국내에서 조달하는 소재 비중이 3~4년 후에는 50%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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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사장은 "현재는 한일관계에 따른 영향을 적게 받는 구조"라면서도 "앞으로 상황에 따라 면밀히 살피고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LG화학은 이날 2분기 매출이 7조1천774억원, 영업이익이 2천675억원, 순이익 83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2.0%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