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규제 논의 연장과 대출금 만기 도래 등 내우외환으로 위기감이 고조됐던 ‘딜라이브 디지털 OTT 방송’이 기사회생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씩 높이고 있다.
이달 말로 예정됐던 1조4천억원 규모의 대출금 만기를 앞두고 채권단이 리파이낸싱(자본재조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기 떄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 주요 채권단은 대출금 만기 연장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 연장에 따른 구체적인 조건과 기간 등 세부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주단을 중심으로 만기 연장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딜라이브는 채권단 측에 최소 1년 이상의 대출금 만기 연장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중 채권단이 만기 연장 여부를 최종적으로 확정할 경우, 딜라이브는 채무불이행이라는 최악의 상태를 넘어 숨을 돌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딜라이브를 둘러싼 위기는 유료방송 시장 내 인수·합병 움직임과 맞닿아있다.
딜라이브는 2015년부터 매물로 나왔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KT와 SK텔레콤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SK텔레콤은 또 다른 케이블TV 사업자인 티브로드로 방향을 선회했고, 유력한 인수 후보자인 KT는 국회의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에 움직임을 멈췄기 때문이다.
합산규제는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가 시장의 점유율 1/3을 이상을 넘기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이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이 30.86%, 딜라이브의 점유율 6.45%다. 합산규제가 재도입되면 사실상 KT의 딜라이브 인수는 물건너가게 된다.
그런데 최근 국회가 합산규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면서 딜라이브는 회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지난 12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법안 2소위를 열고 합산규제 재도입과 사후규제 방안을 포함한 유료방송 규제 개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과방위는 최종 결론은 한 달 뒤로 미뤘으나 다수 의원을 중심으로 합산규제 재도입이 필요치 않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한 논의가 사라질 경우, 국내 유료방송 시장 내 인수합병 움직임을 한층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된다.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는 “합산규제가 사라지면 (유료방송 시장) M&A가 보다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현재 KT 외에 M&A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사업자는 없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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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시장 내 딜라이브의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점 역시 채권단의 만기 연장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딜라이브는 온라인동영상(OTT) 서비스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16년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손잡은 딜라이브의 OTT 서비스는 지난 3월 말 단말기 누적 판매량 33만대를 돌파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료로 제공하는 콘텐츠도 3만편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국내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제휴해 OTT 서비스를 시작했고, 넷플릭스가 성장함에 따라 우리 OTT도 성과를 내고 있다”며 “기존 케이블TV 사업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이 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