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첨단 소재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15일 뉴시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일본 정부의 조치는 한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으로 시작했으며 이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의 근거로 내세운 것 중 하나인 '수출 물자 관리 부실'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일본은 당초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 판결을 개인과 기업 간 민사 판결을 통상 문제로 연결 짓는데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우리에게 전략물자 밀반출과 대북제재 위반 의혹이 있기 때문인 양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외교적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한편으로 기업이 이 상황을 자신감 있게 대응해 나가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경제 체질 개선 노력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 文 대톨령, 1주일만에 발언 강도·수위 모두 높여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1·2차 발언에 비해 발언 강도도 세졌다.
1차 발언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본격화 이후 1주일이 경과한 지난 8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처음 나왔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의 기업들에게 피해가 실제적으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의 성의있는 협의를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공식 채널이 아닌 산케이신문·후지TV 등 우익 언론을 통해 '물자 관리 부실로 인해 불화수소 등이 북한 등으로 수출됐다'며 한국 정부에 책임을 떠 넘기자 문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이틀 뒤인 10일 재계 총수와 가진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처를 하고 아무런 근거 없이 대북제재와 연결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양국 우호와 안보 협력 관계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엔 이번 수출 규제 유관 부서인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 실무자들이 4시간 넘게 회동을 벌였지만 양 측의 입장은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일본 정부는 "한국 측 인사들이 수출 규제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며 발언을 왜곡하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 회의 자리에서 "국제 수출 통제 체제를 모범적으로 이행하며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 "양국 관계 발전의 역사에 역행하는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 등 한층 발언 수위를 강화했다.
■ 국회·정치권에도 사태 해결 위한 초당적 협력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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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경제계 뿐만 아니라 국회·정치권에도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경제 상황을 엄중히 본다면 그럴수록 협력을 서둘러주실 것을 간곡하게 당부드린다. 그것이야말로 정부와 우리 기업들이 엄중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