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내달 ‘반·디 핵심 소재 수출 규제’ 나서

韓 제품 ‘30% 고관세’도 우려…현실 시 ‘2.8조원’ 피해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6/30 13:45    수정: 2019/06/30 22:23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극적인 휴전을 맞은 가운데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해 다음 달부터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제재를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다음 달 4일부터 한국에 대한 수출 운용 관리 정책을 수정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인 불산의 수출 규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해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제재를 발동한다. (사진=픽사베이)

불산은 반도체의 원재료인 웨이퍼를 세척(세정)하거나 디스플레이 패널의 두께를 얇게 만드는 연마(슬리밍) 과정 등에 쓰인다. 일본의 스텔라와 모리타가 고순도 반도체용 불산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조치는 징용문제에 대해 한국 측이 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데 대한 사실상의 대항 조치”라며 “이 조치가 시행될 경우,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첨단재료 등의 수출과 관련해 수출 허가신청을 면제하고 있는 외국환관리법상의 우대제도인 ‘화이트 국가’ 대상에서도 한국을 제외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우리나라 제품에 대해 30%의 고관세를 적용하는 대한 보복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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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일본이 30%에 달하는 관세인상에 나설 경우, 대일 수출규모는 연간 24억달러(약 2조8천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중간재(부품소재) 교역규모는 지난해 10월 우리나라 대법원의 배상 판결 이후,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우애 IBK경제연구소 산업연구팀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국내 반도체 국산화율은 소재 50% 내외, 장비 20% 내외로 일부 장비(노광, 이온주입)와 소재(불산 등)의 국산화율은 0%에 달한다”며 “공급부족 또는 국가간 갈등으로 수입이 중단될 경우,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