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폐수 속 세슘 없애는 수중로봇 나왔다

원자력硏 연구팀이 개발…수계환경·산업폐수 정화에도 사용

디지털경제입력 :2019/06/19 14:07

2011년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방사성 폐수의 안전한 처리 방법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폐수 속을 헤엄치며 방사성물질인 세슘만 제거하는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해체기술연구부 박찬우 박사팀이 원격 제어로 방사성 폐수 속을 유영하면서 세슘을 감지·제거하는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방사성 폐수는 원자력시설의 운영·사고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 폐수 속에는 세슘과 코발트 등 다양한 핵종이 포함돼 있다.

세슘제거용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 개념도. (사진=원자력연구원)

방사성 세슘은 물에 잘 녹아 외부 유출 가능성이 높은 반면, 제거가 까다롭고 반감기도 30여년에 이른다. 또 감마선을 방출하고 체내 흡수 시 근육 등에 축적될 가능성도 높다.

세슘 제거에 주로 사용되는 흡착제는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까다로운 준비가 필요할 뿐 아니라, 사용한 흡착제와 설비 자체가 2차 폐기물로 남는 한계가 있다.

이에 원자력연구원은 미생물이나 나노자석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한 방사성 폐수 처리기술을 개발해왔다.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 현미경 사진. (사진=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은 머리카락 두께의 1/10인 약 7마이크로미터(㎛) 크기다. 움직이지 않는 수동형 흡착제에 비해 세슘 제거 속도가 60배나 빠르다.

방사성 폐수에 미세 로봇과 과산화수소를 함께 넣으면, 백금 촉매와 과산화수소가 화학적으로 반응한다. 미세 로봇은 이 때 생기는 산소 방울을 추진력으로 삼아 움직이는데, 자성을 지닌 니켈의 특성을 이용해 외부에서 자기장으로 로봇의 이동을 제어할 수 있다.

특히 폐수 내 세슘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나트륨 등 경쟁 이온이 존재할 때도 98% 이상의 세슘을 성공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화학적 미세 수중로봇 현미경 사진. (사진=원자력연구원)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박찬우 박사는 "미세 수중로봇은 방사성 폐수 처리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수계 환경·산업 폐수 정화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며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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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본원은 원자력 안전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가 현안 해결을 지원키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원자력연구센터 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환경 분야 저명 학술지인 '유해물질 저널' 5월호에 게재되됐고, 연구원은 지난 5월 27일 관련 특허 등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