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화웨이 제재조치로 인해 스마트폰 사업에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TV 시장에서는 중국발 물량공세로 인한 초대형 LCD TV 시장이 확대되는 속에서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OLED 공장가동으로 OLED TV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전기차 시장은 폭스바겐,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시장경쟁으로 국내 배터리 3사의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화웨이 제재조치로 삼성·LG전자 폰 사업 반사이익 기대
김지산 키움증권 기업분석팀 팀장은 17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하반기 시장 전망을 이 같이 진단했다.
김지산 팀장은 “미국의 중국 견제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국내 업체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웨이가 연간 2억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는데 화웨이 제재조치 영향으로 8천500만대~1억4천만대의 감소가 전망된다.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로 화웨이, 애플의 상황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당분간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은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 5G(5세대 이동통신)가 대표적으로 교체수요를 자극해 통신사의 보조금이 확대될 것이다. 반도체 판가가 떨어진 것도 프리미엄 폰의 교체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모멘텀을 찾아가고 있다. 1분기 점유율이 1.4% 상승했다. 갤S10과 A시리즈의 시장상황이 좋다. 무역분쟁으로 화웨이, 애플 점유율이 떨어져 중국에서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애플은 올해 아이폰 가격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 초프리미엄 전략은 과거 2년 간 실패했다고 보는 게 맞다”며 “(아이폰의)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고, 올해 새로 출시하는 아이폰은 합리적인 가격정책으로 회귀해야한다고 본다. 애플이 최근 퀄컴과 특허분쟁에서 화해해 5G 아이폰을 출시할 수 있게 됐지만, 내년 상반기 중 5G 아이폰 출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5G 스마트폰 시장 전망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를 주도할 것으로 봤다.
김지산 팀장은 “가트너가 올해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규모로 1천320만대 수요를 예상했는데 국가별로 중국이 800만대, 미국이 333만대, 한국이 85만대, 일본이 70만대였다”며 “한국은 이미 (5G 상용화) 69일 만에 가입자 10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만 (가입자가) 3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본다. 미국도 버라이즌 등 이동통신사들이 상반기 중 상용서비스를 개시했다. 중국도 정부가 화웨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5G 라이센스를 2주전에 발급해 5G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며 “이는 국내 업체에게 큰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선진 시장에 대응가능한 곳은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중국은 정치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이 어렵다”며 “애플은 퀄컴과 화해했어도 통신 기술 대응에 늦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5G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중국발 TV 공습 시작…하반기부터 OLED TV 대중화 본격화
올해 하반기 TV 시장은 OLED TV의 확산과 함께 QD-OLED 및 마이크로LED TV로 프리미엄 TV 시장의 중심축이 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측된다.
김지산 팀장은 “TV 시장은 올해 양적으로 큰 변화가 없으나 질적으로는 BOE, CSOT와 같은 중국 업체들이 10.5세대 팹 가동을 늘려 65인치 이상 초대형 (LCD) 패널 공급이 늘어났다”며 “이는 공급발 대형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7개사 점유율이 1분기 34%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 32%를 추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TCL이 위협적인데 1분기 북미에서 점유율 26%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연간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다음에 글로벌 3위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가 올해 하반기부터 광저우 라인을 가동하면 (OLED) 패널 생산량이 290만대에서 400만대로 늘어난다. OLED TV 시장은 대중화 사이클로 간다는 것이다. 광저우 팹 가동은 하반기부터 (OLED TV) 판매가 늘어나는 중요한 기폭제가 될 것 같다. 이에 단기적으로 TV 시장은 OLED와 QLED TV 간의 주도권 경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프리미엄 TV 시장의 미래는 QD-OLED와 마이크로LED TV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QD-OLED는 조금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며 “(삼성전자) 경영진의 의지는 확고해 보이나 기술적으로 잉크젯 프린팅 기술의 양산성 검증이 덜 된 것 같다. 내년 하반기에 제품화 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한다. 그러나 큰 방향으로 보면 (프리미엄 TV 시장의 트렌드는) QD-OLED와 마이크로LED TV 두 개로 나아갈 것 같다”고 전했다.
■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 전망…국내 배터리 3사에게 기회
최근 성장성이 주목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중국 내 전기차 보조금 축소 영향으로,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이 주도권을 확보하는 기회를 맞을 것으로 봤다.
김지산 팀장은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64%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도 64%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이 글로벌 시장의 49%를 차지하며 고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반기 성장세가 둔화된다고 봐도 올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54% 가량 성장해 300만대를 넘어갈 것으로 본다”며 “이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게 나쁘지 않은 시장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과거) 테슬라가 전부였지만, 이제는 폭스바겐, BMW, 니산, GM 등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폭스바겐은 2022년 80종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 2025년에는 300만대에 달하는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정으로 진행 중이다. BMW도 2025년 25종의 모델을 출시하는데 삼성SDI가 이를 주도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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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작년 하반기 테슬라의 모델 3 출하량이 138% 늘어 25만대를 기록했는데 올 1분기에도 모든 차종 통틀어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테슬라는 올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해 세액 공제 혜택이 절반으로 줄었고, 하반기로 가면 또 혜택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내 불매운동 우려도 커졌다”며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내년까지만 지급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 배터리 업체 상황을 보면 CATL과 BYD의 점유율이 68%까지 올라가 쏠림 현상이 커졌고, 내년에는 20여 개로 중국 배터리 업체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조금이 철폐된 2021년에는 중국 배터리 업체에 대한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 국내 업체가 빠르게 약진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