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박수형 기자> 김해공항 인근 항공기 이착륙 길 근처에 허가 받지 않은 드론이 지난 다섯달 동안 900대가 날아올랐다. 만일 항공기 엔진이나 동체와 추락할 경우 최악의 인명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관계당국과 항공사들은 낙동강 하구를 오가는 철새가 항공기 이착륙 경로와 겹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사용 중이다.
반면, 불법 비행 드론은 어떻게 할까. 폭발물까지 실은 드론이 날아오르면 어떤 기관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현재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도적으로 책임 소재에 따른 대응 채계나 소관 기관이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K텔레콤, 부산 신라대학교, 육군 53사단, 드론 솔루션 기업 한빛드론은 손을 잡고 테러나 비행기 출동 위협이 있는 드론을 감시 추적하는 ‘불법 드론 공동 대응 시스템 및 체계’를 시범 구축했다.
불법 비행 드론이 하늘 위로 날아오르면 이를 탐지하고 식별해 추적한 뒤 무력화까지 이르는 실시간 공동 대응 체계다.
신라대에서 불법 드론을 관제하고 SK텔레콤의 영상 송출 시스템으로 불법 드론을 식별 추적하면 53사단의 5분 대기조와 폭발물 탐지반이 출동하는 방식이다. 지난 12일 시연에는 30여명의 관계자와 5G 스마트폰 12대가 활용됐다.
■ 불법 드론, 전세계적 문제로 대두
불법 드론이란 군 공항 관제권, 기차역 주변 등 비행 금지 제한 구역을 승인 없이 비행하거나 허용 고도, 시간, 기체 무게를 지키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참여 기관과 기업은 전세계적으로 높아지는 불법 드론 위협에 선제 대응하고자 연합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최근 영국 개트윅 공항, 독일 프랑크프루트 공항에 불법 드론이 침입해 항공 운항이 중단되거나 방사능 물질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이 주요 인물, 시설을 공격한 적도 있다.
국내서도 SK텔레콤, 신라대, 한빛드론이 올해 1월부터 5월 말까지 5개월간 김해공항 주변 드론 비행을 추적한 결과, 비행금지 구역 내에서 891건의 비행 시도가 있었다. 비행은 모두 김해공항 관제권(공항 반경 9.3km), 낙동강, 사상역, 사상공단 등 부산 주요 시설 상공에서 이뤄졌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법 드론을 체계적으로 관찰하고, 대응 하는 시스템이 없다. 국내외 대부분 기관, 시설에서는 육안으로 불법 드론을 감시하고, 안내 방송을 통해 경고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SK텔레콤, 신라대, 육군53사단, 한빛드론은 이에 따라 5개월간 실시간 불법 드론을 관제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근접 촬영으로 위험 여부를 파악 후 상황을 전파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 불법 드론 대응에 産學軍 협력
불법 드론 대응 체계는 크게 ▲탐지 ▲식별 ▲추적 ▲무력화 ▲위해 요소 제거 5단계로 나뉜다.
우선 ‘탐지’는 신라대에 구축된 안티 드론 솔루션이 담당한다. 일종의 ‘드론 레이더’다. 20m 높이의 신라대 철탑에 설치된 장비는 드론 조종시 발생하는 주파수 신호를 감지해 반경 18km 내 불법 드론 및 조종사의 위치를 파악한다. 약 90% 이상의 탐지율로 반경 20m 오차로 위치를 파악한다.
불법 비행이 탐지되면 ‘식별과 추적’을 위해 5G 가드 드론이 출동한다. 초고화질 영상을 전송하는 T라이브캐스터 솔루션이 탑재된 5G 가드드론은 불법드론을 촬영해 신라대 관제센터와 군 상황실로 전송한다.
‘무력화와 위해 요소 제거’에는 육군과 재밍건이 활약한다. 불법 드론에 폭발물 등이 확인되면, 육군 53사단 5분 대기조가 출동해 재밍건을 발사하고, 위해자를 제압한다.
휴대가 가능한 소총 모양의 재밍건은 드론 조종사와 불법 드론 사이의 전파를 교란해 드론을 제자리에 정지시키고, 강제 착륙 시키는 특수 장비다. 고도 500m에 비행하는 드론까지 제압할 수 있다. 이후 53사단 폭발물 처리반이 불법 드론의 위험물을 제거하게 된다.
■ 대응 체계 고도화 후 전국 확산 추진
참여 기관과 기업은 불법 드론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공동 기술 개발, 합동 훈련, 대응 체계 고도화를 3년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신라대 박태학 총장, 육군 53사단 여운태 소장, SK텔레콤 최낙훈 5GX IoT데이터그룹장, 한빛드론 박양규 대표는 이날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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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학 신라대 총장은 “산업부와 부산시 지원 사업인 ‘IoT 기반 해양도시 관리 드론 실증클러스트 구축사업’으로 신라대에 구축된 IoT실증센터를 기반으로 이번에 첨단 5G기술을 적용한 불법드론탐지 플랫폼을 결합시켜 국내 최초로 불법드론 대응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로 산학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의 고도화와 상용화, 그리고 해외수출이 더욱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낙훈 SK텔레콤 최낙훈 5GX IoT데이터그룹장은 “첨단 기술이 새로운 위협을 만들 수 있기에 이를 방어하기 위한 기술 개발 및 솔루션 고도화에도 관심을 높여야 한다”며, “ 다양한 국가 기관, 학교와 협력해 공공 안전을 위한 5GX 드론 솔루션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