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인공지능(AI), 로봇 등 자동화 기술로 2030년까지 세계 여성 일자리 1억개 이상이 대체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놨다.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기술이 쏟아지는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현재의 산업과 기술, 직업 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런 흐름에 대응, 정보통신(ICT) 관련 국가자격증에도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융합 시대를 맞아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로 분리된 ICT 자격증 관리(수탁) 기관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11일 소프트웨어(SW)정책연구소는 각계 전문가를 초청해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는 'SW 자격 발전 방안 조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노동 시장 변화 등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바람직한 ICT 자격증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서울 팔레스 강남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이호웅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장, 유은숙 숭실대 교수 겸 한국정보통신기술사협회 부회장, 이찬근 중앙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 남우기 한국정보통신기술사회장, 박환수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상무, 박종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센터장이 참석했다.
발제는 김용성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이 했다. 김 연구원은 국가기술자격 종목을 신설하려면 최소 32개월이 걸린다면서 "국가기술자격이 빠른 기술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국가기술자격 종목 개발 후 인력 공급까지 약 24개월이 걸린다면서 "ICT 분야 국가 기술 자격제도에 효용성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로봇SW개발 기사 자격을 신설하는 등 유망 분야 자격 신설 및 개편을 하고 있지만 기술 급변이 워낙 빨라 현장과 괴리가 있는 '시간 지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정보통신(ICT) 분야 국가기술자격증은 총 27종이다. 이중 SW영역인 정보기술이 11종이고 통신과 방송무선이 각각 10종과 6종이다. 이들 27종 국가기술자격증을 관리하는 수탁 기관은 세 곳(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인터넷진흥원)이다.
11종 정보기술 분야 중 9종(정보관리기술사,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 전자계산기조직응용기사, 정보처리기사 산업기사 기능사, 사무자동화산업기사, 정보기기운용기능사, 멀티미디어콘텐츠제작전문가)은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이 관리한다. 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2종(정보보안기사 와 산업기사),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통신 10종과 방송무선 6종을 맡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예로 들며 SW와 HW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면서 "SW와 HW 자격증을 관리하는 기관이 서로 달라 인력 양성 등 융합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패널들도 시장과 기술이 급변하는데 따른 ICT 자격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특히 기술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융합 및 전문성 문제를 거론하며 관리 기관 단일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호웅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장은 "정보통신도 HW는 하나도 없다. 전자회로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다. 이미 모든게 다 SW인 상태다"면서 "전문성 있는 기관 한 군데서 관리하는게 맞다"고 밝혔다.
남우기 한국정보통신기술사회장은 ICT 자격증 효용성을 주문하며 "활용을 염두에 둔 배출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장이 요구하는 자격증이 돼야 한다고 덧붙인 그는 "현재처럼 10년전, 20년전 따 놓고 사용하지 않는 '장농 자격증'은 곤란하다. 전문성 있는 기관 한 곳에서 ICT 자격증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센터장은 고용부도 융합형 자격증을 고민한다면서 "관리 기관 일원화 문제는 전문성이 제일 중요하다. 전문성은 검정 과 내용 두 분야 모두를 충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찬근 중앙대 교수는 많은 자격증과 제도가 있지만 산업체에 가보면 자격증을 지닌 사람들이 도움이 안된다는 말을 한다면서 "산업체 니즈에 맞는 자격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I 자격증'처럼 단일 기술 분야 자격증이 필요한 지도 논의됐다. 대부분 패널은 'AI 자격증' 처럼 하나만의 자격증은 반대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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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숙 숭실대 교수 겸 한국정보통신기술사협회 부회장은 "SW가 모든 것의 플랫폼이 됐다"면서 "신기술 발전 주기가 빠른데 AI 등 특정 분야 자격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환수 한국소프트웨어협회 상무도 '클라우드 기술사'가 필요하냐면서 "하지만 병원 전문의처럼 AI에 특화된 기술사는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