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TCL은 저가·물량 공세로 북미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 1위를 차지했다. 하이센스는 대표적인 프리미엄 TV 시장인 유럽에 OLED TV 출시를 예고하며 LG전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화질·대형화를 내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
■ TCL, 북미 시장 TV 시장 점유율 1위 달성
4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TCL은 올해 1분기 북미 TV 시장에서 전년동기 대비 112%의 성장세로 출하량 기준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TCL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북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TCL의 북미 시장 TV 출하량은 지난해 1분기 16%에서 올해 1분기 26.2%까지 증가했다. IHS마킷은 TCL이 북미 중저가 TV 시장을 공략해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고 분석했다. 올 1분기 북미 지역 TV 출하량 증가는 대부분 55인치 이하 LCD TV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TCL은 여기에 TV 출하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다.
폴 가농 IHS마킷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으로 관세 인상에 대한 우려가 격화되며 TCL을 비롯한 중국 기반 TV 브랜드들이 출하량을 대폭 늘렸다”며 “TV는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관세 인상도 매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 하이센스, OLED TV 들고 유럽 시장 진출
중국 기업은 최근 중저가 시장뿐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하이센스는 지난해 OLED 진영에 합류하며 OLED TV로 LG전자와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하게 됐다.
특히, 하이센스가 다음달 유럽 시장에 진출하며 올해 하반기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럽은 중요한 프리미엄 TV 시장으로, 지난해 LG전자 OLED TV 판매량 가운데 70%는 북미와 유럽에서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IT 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하이센스는 다음달 1일 유럽 시장에 OLED TV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센스가 유럽에 선보일 4K UHD OLED TV는 슬림 패널 디자인에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고, HDR 기능을 제공한다. 55인치, 65인치 두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55인치 기준으로 1천599 파운드(약 240만원)다.
■ 삼성-LG, ‘초’프리미엄 전략 강화…‘더 크고 더 선명하게’
중국 기업들이 소형 TV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경쟁에 뛰어드는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고화질·대형화를 통한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두 회사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대화면 8K TV를 간판 상품으로 내세운다. 통상적으로 가격이 300만원 이상인 TV를 프리미엄으로 분류하는 만큼, 이 제품들은 이른바 초프리미엄 TV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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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한국과 유럽, 미국에 QLED 8K TV를 출시했다. 올해 선보인 98인치 QLED 8K TV의 경우 7천700만원이다. '초대형은 삼성'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한다는 게 삼성전자 방침이다.
LG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 8K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88인치 모델을 7월부터 유럽과 북미 시장에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출고가는 5천만원이다. LG전자는 올해 하반기 돌돌 말리는 롤러블 OLED TV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