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가전 시대…가전, 나다워진다

삼성전자 '프리즘', LG전자 '오브제' 새 시장 개척

홈&모바일입력 :2019/06/05 08:47    수정: 2019/06/05 10:09

가전제품 구매에 있어 개성과 취향이 중요한 세일즈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자신만의 취향으로 집 안을 꾸미는 이들이 늘어나며 가전제품이 개성과 만족감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중심으로 소비자 취향대로 만들 수 있는 맞춤형 가전제품 시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비스포크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LG, ‘맞춤형 가전’ 브랜드 론칭

4일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프리즘'을 공개했다. 프로젝트 프리즘은 단조로운 백색 광선을 갖가지 색상으로 투영해 내는 프리즘처럼, 삼성전자가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반영된 맞춤형 가전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는 뜻을 담았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프리즘 첫 번째 신제품으로 ‘비스포크’ 냉장고를 선보였다. 비스포크는 맞춤형 양복이나 주문 제작을 뜻하는 말로 다양한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제품 타입, 소재, 색상 등을 제공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사진=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는 ‘레고’ 같은 모듈형 제품이다. 1도어에서 4도어까지 총 8개 타입 모델에 3가지 패널 소재, 색상 9종 등을 소비자 마음대로 조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만2천여개까지 조합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프리미엄 프라이빗 가구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를 론칭했다. LG 오브제는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융복합 가전으로, 예술작품 또는 인테리어의 일부가 돼 그 공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는 의미다.

LG 오브제 제품은 주문 제작 방식이다. 구매 후 제품을 받기까지 3주가 걸린다.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제품인 셈이다. 소비자는 매장에서 샘플을 직접 확인하고 선호하는 색상, 인테리어 등을 고려해 9가지 색상 중 선택할 수 있다.

■ 디자인 강화…가구 디자이너와 협업

맞춤형 가전은 디자인에 무게를 둔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대개 디자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취향으로 모터까지 바꿀 순 없다. 최근 가전업체와 가구·제품 디자이너들의 협업 사례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프리즘 프로젝트를 위해 국내 유명 가구·제품 디자이너 6인과 라이프스타일 공간 연출을 위한 협업을 진행했다. 김종완, 김충재, 문승지, 양태오, 임성빈, 장호석 디자이너가 ‘가전을 나답게’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6인 6색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선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냉장고의 심미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국내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인 ‘슈퍼픽션’과 협업한 제품도 공개했다. 슈퍼픽션의 인기 캐릭터를 도어 패널에 적용해 집안에 유명 작품을 들여다 놓은 것 같은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다.

LG 오브제 제품 이미지(왼쪽부터 TV, 오디오, 가습 공기청정기, 냉장고 순)

LG전자는 산업 디자이너 스테파노 지오반노니와 손잡았다. 스테파노 지오반노니는 LG 오브제 디자인에 참여해 소재 선정을 비롯한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는 “천연 소재인 나무와 첨단 기술의 만남은 매우 흥미롭고 성공적이었다”고 전했다.

■ 가전 시장에 부는 ‘취향 소비’ 바람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맞춤형 가전 사업 전략은 국내 주거 시장 상황과 맞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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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 KPMG는 '신(新)소비 세대와 의·식·주 라이프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주요 주거 형태 중 하나인 아파트는 수백·수천 가구가 천편일률적으로 지어지기 때문에 개성 있는 아파트를 찾기는 쉽지 않다”며 “각자 다른 취향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취향 소비’가 주거 시장에도 침투하면서 주거 공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가전제품도 이제는 기능만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끌어 낼 수 없으며,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과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며 “최근의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자신들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