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미국 방송사 싱클레어가 함께 만든 합작회사가 이달 중 워싱턴DC에 사무소를 열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2020년까지 싱클레어가 미국 현지에 보유한 191개 방송사 중 32개 방송사에 차세대 방송시스템인 ‘ATSC3.0’을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4일 제주 테크노파크 디지털융합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 CEO는 “이번 달 내 워싱턴DC에 사무소를 열고 현지 인력 고용 등 절차 등을 마무리한 뒤 B2B를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싱클레어가 보유한 미국 현지 191개 방송사를 타깃으로 차세대 미디어 솔루션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TSC3.0은 방송 주파수를 통해 여러 형태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미디어 사업자는 데이터 망을 활용해 단순 일방향 방송을 넘어 양방향 콘텐츠를 송출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차량 내 지상파 방송을 전송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 미국의 경우 통신망이 촘촘하게 구축되지 않은 탓에 차 안에서 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통신망과 연계된 ATSC3.0을 활용하면 차량 내에서도 FHD 고화질·양방향 방송을 중계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싱클레어는 향후 10년 이내에 미국 전역의 1천여개 방송국이 모두 ATSC 3.0 기반 솔루션을 도입할 것이라고 전망, 합작회사를 통해 선제적인 움직임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사는 합작회사에 각각 1천650만 달러씩 총 3천300만 달러를 투자해 공동 경영에 나선다. 합작회사가 거두는 수익은 양사의 지분율에 따라 나눠 갖게 된다. 단순히 기술을 제공하고 일정 금액을 받는 형태가 대다수였던 기존의 해외 진출과는 다른 형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합작회사는 지분을 투자하고 현지 방송사와 함께 지속해서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일회성 비용을 받고 기술을 제공하던 기존 해외 진출과는 다른 방식”이라며 “사업이 확장됨에 따라 수익이 증대될 수도 있고, 수익을 전부 재투자해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방식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작회사의 한국 대표는 이종민 SK텔레콤 테크이노베이션그룹장이 맡는다. 2015년부터 차세대미디어전송기술인 MMT를 개발해 온 공로를 인정받은 이종민 그룹장은 합작회사의 사내이사로 겸직하며 미국 내 ATSC3.0 보급에 최전방을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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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그룹장은 “(합작회사를 통해) 북미 시장 내 ATSC3.0 확산을 위한 사업은 공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싱클레어 방송국에 ATSC3.0 솔루션을 공급함에 따라 국내 미디어 강소기업들의 수출 기회가 늘어나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 CEO는 “통신에 리더십을 가진 SK텔레콤과 미국 방송시장에 리더십을 가진 싱클레어가 결합해 새로운 미디어 기술에 집중하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특히 자율주행차 시장 확산과 연계해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집중할 경우, 한층 높은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