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명 이상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유통 플랫폼인 징둥닷컴은 앞으로 제조 기업들의 일방적인 상품 생산을 지양하고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만들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기업과 똑같은 물건만 판매해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브랜드를 추구하기 보다는 오리지널리티(독창성)를 담겠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살 수 없는 핸드메이드, 혹은 소량 제작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개개인 맞춤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제작 시간이 더 소요되지만 소비를 주도하는 밀레니얼세대들은 개의치 않는다. 생소한 브랜드라고 해도 상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면 지갑을 여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초시대의 초브랜드. 4차산업혁명시대 우리가 개인화된 유통을 주목하는 이유다.
■ OOO메이드...자체제작·공동주문 뜬다
4차 산업혁명이 산업간 경계를 허물고 융복합 시대를 추구하면서 유통에도 큰 변화가 왔다. 제조업에서는 대량 생산이 맞춤 생산으로, 소유 중심에서 사용 중심으로 그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쇼핑몰마다 자체제작, 주문제작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초기 인터넷쇼핑몰이 단순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사입해 판매하는 창구로 시작했다면, 지금은 사업 규모가 확대될 수록 자체제작 상품을 함께 판매하는 쇼핑몰들이 늘고 있다.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K패션을 주도하고 있는 동대문 사입은 유지하지만, 쇼핑몰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소비자에게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자제제작을 진행한다는 것. 때문에 유명 쇼핑몰들도 쇼핑몰 이름을 딴 OOO메이드, 메이드 OOO와 같은 태그가 붙은 상품이 전체 상품 대비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대문 도매시장 사입은 온라인 퍼스트 패션을 따라가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쇼핑몰들이 규모가 커질 수록 자체제작 비율을 높여 쇼핑몰만의 고유함과 독창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주문 모델도 주목받고 있다. 공동주문은 공동구매와는 달리 제품이 만들어지기 전에 선주문하는 방식이다.
선주문 커머스 플랫폼인 카카오메이커스는 주문제작 제품으로 전년 대비 100% 이상 고성장중이다. 주문 성공률은 98%를 기록하고 있으며, 총 1천743곳의 제조회사나 창작자가 이 플랫폼에 탑승중이다.
카카오메이커스의 제품들은 주문종료 후 생산된다. 판매자가 일정 기간을 기다려 제품을 받아봐야 하지만, 만족도는 꽤 높다. 최근엔 메이커스 프라임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의류 상품을 선주문 방식으로 판매했다. 바지의 경우 주문 시 기장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맞춤형을 표방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카카오톡의 이모티콘과 메이커스의 주문생산 방식을 접목한 티모티콘이 인기를 끌었다. 반팔 티셔츠에 원하는 이모티콘을 선택하고 문구를 입력해 주문하는 커스텀 방식으로 출시 2개월만에 1만장 주문을 돌파하기도 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에서는 후원을 통해 리워드(제품)를 받는 방식으로 새로운 트랜드를 이끌고 있다. 패션부터 생필품, 문화 콘텐츠 등을 후원할 수 있고 그에 맞는 상품을 리워드로 받는다. 지난해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 누적 후원금은 550억을 돌파했고, 텀블벅에서 펀딩에 성공한 프로젝트는 9천개를 넘어섰다. 젊은 층의 아이디어가 후원자들의 수요와 만나 제품이 탄생하는 형태다.
■ 브랜드 없어도 괜찮아…나만의 행필품 인기
밀레니얼세대들은 브랜드에 집착하지 않는다. 유명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면 어느 회사에서, 어느 브랜드에서 만들었는지 큰 의의를 두지 않는다. 행필품(행복 필수품)이 어느때보다 떠오르고 있다.
아이디어스는 매월 260만명 이상이 이용 중인 핸드메이드 마켓 플랫폼이다. 9천여명의 작가들이 입점해 수공예품이나 수제 먹거리, 농축수산물 등 10만개 상품을 판매중이다. 지난해에만 580억원 거래액을 달성했으며, 지난달에는 역대 최대인 월거래액 9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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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스엔 브랜드 제품이 아닌, 특색있는 작가가 만든 상품들이 자리잡고 있다. 제작기간이 소요되지만, 개개인 맞춤형으로 제작된 제품이 인기다. 이름이 각인되어 있는 스마트폰 케이스, 에코백, 유리컵, 토퍼 등을 선택하면 작가가 제작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공유해주기도 한다.
업계 전문가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마음에 드는 브랜드가 있으면 같이 키워간다는 생각을 한다"며 "앞으로도 SNS를 기반으로 이러한 트렌드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