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 가치, 5G 시대에도 지켜져야"

한국언론학회 학술대회서 망중립성 가치 보존 강조

인터넷입력 :2019/05/19 17:58    수정: 2019/05/20 07:58

"5G 시대에도 미디어 혁신을 위해 망중립성이 지켜져야 한다."

이대호 성균관대 인터랙브사이언스학과 교수는 18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창립 60주년 기념 학술대회 '미디어 혁신을 위한 진흥과 규제 합리화' 세미나에서 망중립성 가치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대호 교수는 "망중립성에 대한 판단은 정부 입장에서 누가 돈을 더 많이 벌어주느냐에 대한 판단을 기초로 이뤄져야 한다"며 "누가 시장의 파이를 더 키워서 사회적인 후생을 더 많이 키울 수 있는 지를 예상한 뒤, 관련 정책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5G 시대의 효율성 제고의 미명으로 망중립성 훼손 논리를 통신사들이 꺼내고 있는데,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벨루 체인의 양 끝단이 합의했을 때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언론학회)

최근 5G 상용화와 함께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망중립성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이란 하나의 물리적인 네트워크를 서비스 형태에 따라 다수의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해 각각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망 중립성 강화 및 유지를 주장하는 쪽은 인터넷제공사업자가 이해관계에 따라 트래픽을 차단·지연하면서 차별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평등과 개방성이라는 인터넷 본질을 저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반면 망 중립성 완화 및 개선을 주장하는 쪽은 망 혼잡 문제가 발생해 전체적인 서비스 질 저하가 나타날 수 있고, 5G 등 신규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망 중립성이 개선돼햐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 교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되려면, 통신사 뿐만 아니라, CP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데, 해외 서비스 사업자가 응할 지는 미지수고, 그렇게 되면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국내용으로만 한정될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국내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만 심화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투명성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사실 망중립성 훼손의 사례는 티가 나지 않을 뿐, 이뤄 지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투명성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OTT(Over The Top) 규제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채정화 서강대학교 ICT법경제연구소 박사는 ‘미디어 혁신에 따른 생태계 변화와 OTT 규제’란 제목으로 발표하며 “OTT는 규제에 앞서, OTT가 미디어 생태계에 미치고 있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경쟁을 위한 경쟁력 확보 차원의 진흥에 보다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박사는 “OTT 규제에서 가장 큰 플레이어인 유튜브에 대한 규제가 없다"며 "유튜브 빼고 OTT 규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무의미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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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박사는 “규제는 소규모 사업자에게만 문제된다. 빅플레이어는 조율하면 된다"면서 "유인 없이 규제만 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국내 사업자만 죽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규제 혁신이 미디어 분야에서 일어나길 희망한다. 우리 미디어 규제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세션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