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을 주물러 행복을 일구는 연금술사

[이균성의 溫技]이형우 대표의 욕망론

데스크 칼럼입력 :2019/05/16 10:50    수정: 2019/05/20 07:33

#인간은 욕망 덩어리다. 이 은유는 노골적이다. 그러나 부정하기 힘들다. 그래서 인간의 삶은 욕망과의 투쟁 혹은 타협의 과정이다. 세상의 모든 문사철(文史哲)은 이 틀 안에서 변주된다. 정치도 종교도 예술도 교육도 결국 이 문제를 다룬다. 차가워 보이는 기술과 사업도 따지고 보면 그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것도 인간의 일이기 때문이다. 욕망은 우리 가슴 혹은 머리 그 어디쯤에 존재한다.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는 욕망을 다루는 연금술사다. 가시 돋친 욕망을 잘 주물러서 조직원 모두에게 행복한 삶을 선사한다. 100% 순금이 존재하지 않듯 그 행복에도 약간의 구멍은 있겠지만 그것이 연금술인 것만은 분명하다. 욕망의 연금술은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꿈을 현실로 만드는 데 있다. 그러려면 욕망을 보는 눈이 칼처럼 냉철하면서도 물처럼 순응적인 것이어야 한다.

#이 대표의 욕망 연금술은 현실로 입증됐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건축 시뮬레이션 분야 세계 1위다. 매출은 1천억 원 안팎이다. 크다고 볼 수 없지만 순수 SW업체로서는 국내 탑 클라스다. 무엇보다 입사경쟁률이 경이적이다. 보통 1천대 1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이 가장 가고 싶은 중소기업. 이 모든 성과는 이 대표의 연금술과 관련이 있다. 욕망을 파헤쳐 창안해낸 ‘인본경영’이 핵심이다.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

#이 대표는 자연의 일부로서 인간 본능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경영에 반영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인본경영 앞에 ‘자연주의’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높은 수준의 철학적 경지에 올랐지만 이론을 책장에 묻지 않고 현실에 적용하려는 의지이기도 하다. 추상과 구상을 오가되 현실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 이론은 직원을 ‘관리’하기보다 타고난 욕망을 자극해 자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4無경영’이 특히 이채롭다. 입사에 스펙을 안 따지고, 정년이 없고, 징벌도 없으며, 상대평가도 없다.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여타 경영이론을 무참히 전복(顚覆)시켜버린 거다. 그러고도 탁월한 성과를 내니 이게 바로 연금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믿겨지는가. 직원 모두 스스로 알아서 전력을 다해 일하고 서로 최선을 다해 돕는다는 사실이. 그들은 서로가 선의의 욕망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한 회사 안에서 제한적으로 실험되고 성공한 이 욕망의 연금술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을까. 이 대표는 과정에 곡절이야 있겠지만 사회가 결국 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믿는다. 그것이 자연과 인간사회의 이치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도 사실은 욕망에 기대는 사회체제다. 문제는 다들 그 속에서 별로 행복하지가 않은데 그걸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관한 현실적인 방법론을 찾는 거다.

#이 대표가 제시하는 길은 역시 욕망에 근거하고 있다. 특히 기업가의 욕망을 중시한다. 우리 사회 구성원 가운데 ‘실용적 욕망’이 가장 큰 부류가 기업가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욕망이 물고기처럼 살아 꿈틀거려야 사회가 행복의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거다. 이때 기업가의 욕망을 ‘치부(致富)’로 한정하지 않는 게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건 기업가의 욕망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일 뿐이기 때문이다.

#‘혁명적 진보주의자’들은 기업가의 욕망을 그것으로 한정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욕망에 대한 제한적 인식 때문이다. 욕망은 인간의 본질이고 그 내용 또한 다양한데 오로지 금지시켜야 할 악(惡)으로 인식하는 세계관에서 비롯된다. 어떤 욕망도 금지한다고 해서 순치(馴致)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왜곡될 뿐이다.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더 꼬이게 만든다. 욕망은 자연과학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수구적 보수주의자’들도 욕망을 제한적으로 인식하기는 마찬가지다. 욕망이 인간의 본질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욕망을 단지 탐욕과 거의 같은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인간 세상은 각자 알아서 살아야하는 정글일 수밖에 없다고 믿는 것이다. 결국 이 양측은 기업가의 욕망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관하여 극단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인식과 대치는 역사를 후퇴시킬 뿐이다.

#이 대표는 그래서 ‘현실적 진보주의’를 이야기한다. 인간이 욕망하는 것은 ‘달’이라는 이상(理想)이다. ‘사다리’는 그리 가는 도구다. 그런데 수구주의자는 달을 허상(虛想)이라 여긴다. 달에 갈 생각이 없다. 땅 위에서 안전하기만을 희망한다. 혁명주의자들은 달에 갈 사다리를 놓는다. 문제는 그 사다리가 땅 위 허공에 떠 있다는 점이다. 사다리를 땅 위에 굳건히 세우는 것이 ‘현실적인 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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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허공에 뜬 사다리’가 기업가의 욕망을 칼로 다스려야 한다는 생각과 제도다. 이 방식으로는 달에 가기는커녕 과거로 돌아갈 뿐이다. 이 대표는 지금 세상을 자본주의가 그 임무를 다하고 인본주의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진단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업가의 치부 욕망을 거세하는 게 아니라 그 욕망을 잘 주물러서 ‘평등과 박애의 욕망’으로 진보시켜내는 일이다. 그게 욕망의 연금술이다.

#당신의 욕망은 늘 지저분하기만 한 것인가, 거듭 되물어도 좋은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