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올레드 TV가 시작된 산실(産室)입니다.”
LG전자가 지난 14일 경상북도 구미시에 위치한 구미사업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곳은 1975년부터 TV를 생산해 온 LG전자 핵심 생산기지다. 1966년 국내 최초로 출시한 흑백 TV를 시작으로 1977년 컬러 TV, 1999년 PDP TV와 LCD TV, 2013년 올레드 TV 등을 생산하며 국내 TV 산업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왔다.
LG전자 구미사업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올레드 TV를 양산한 곳이다. 구미사업장의 올레드 TV 생산량은 올해 들어서 월 2만대를 넘었다. 구미에서 생산된 올레드 TV는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30개국으로 팔려나간다.
LG전자 HE생산담당 박근직 상무는 “구미 공장은 해외 올레드 TV 생산 공장이 제대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라며 “신모델 검증과 생산 시스템 효율성을 높여 해외 법인에 전파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미 사업장은 LG전자 TV 혁신의 가장 최선봉에 있는 공장”이라고 덧붙였다.
■ 12초마다 올레드 TV 1대 생산…TV 플랫폼·모듈 절반으로 줄여
올레드 TV는 LG전자 구미사업장 내 3개 공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A3공장(연면적 12만6000㎡)에서 생산된다. 이곳에는 TV 생산라인을 포함해 신뢰성 시험실 등이 있다.
올레드 TV 생산라인의 길이는 총 160m. 생산라인 맨 앞에서 올레드 패널 모듈이 투입되면 조립공정과 품질검사공정, 포장공정을 거쳐 올레드 TV가 최종 완성된다. 올레드 TV는 12초마다 1대씩 생산된다.
LG전자는 2013년 10개였던 TV 플랫폼을 올해 6개로 줄였다. 부품과 솔루션을 결합한 모듈화 설계도 확대 적용해 TV 모듈 수도 100여 개에서 절반 가까이 줄여,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다양한 크기와 기능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생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첫 번째 단계인 조립공정에 자동화 설비를 적용했다. 생산라인에 설치된 카메라는 조립이 완료된 올레드 TV를 일일이 스캔해 설계도면 대비 누락된 부품이 없는지 확인한다.
이제 품질검사 공정 차례다. 제품정보 입력과 와이파이·블루투스 기능검사, 완벽한 색 표현력을 위한 자연색 조정, 화면 검사, 제품충격검사, 검사결과 판정, 출하모드 설정 등 올레드 TV의 주요 기능을 자동으로 검사한다. LG전자는 자동 검사 항목을 지속적으로 늘려 검사 정확도를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소비자 관점에서 제품 외관을 전문적으로 검사하는 인력도 제품 앞면, 뒷면에 각각 배치한다. 마지막 포장공정에서는 포장부품과 포장 테이프 부착 상태까지 일일이 점검한다.
■ 포장 끝낸 제품 다시 뜯어 소비자 관점에서 다시 테스트
포장공정이 끝난 올레드 TV는 제품 창고로 이동하기 전 신뢰성 시험실을 거쳐 별도의 검사를 다시 받는다.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올레드 TV는 공장 밖으로 나갈 수 없다.
800㎡ 규모의 신뢰성 시험실은 생산라인 옆에 위치했다. 이곳에는 검사를 기다리는 올레드 TV 수백 대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연구원들은 포장이 끝난 올레드 TV 가운데 무작위로 제품을 선택해 박스를 직접 개봉하고 제품을 설치한 상태에서 올레드 TV의 품질 검사를 진행한다. 포장된 상태로 제품을 받는 소비자 관점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란다.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 올레드 TV’의 경우 모든 제품에 대해 품질검사를 실시한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는 두 번의 포장 과정을 거쳐 출하되는 셈이다.
각 제품은 실제 사용자의 사용환경과 유사한 상태로 48시간 동안 품질점검을 받는다. 1층과 2층에 각각 위치한 신뢰성시험실에서 모든 기능시험, 고온시험, 음질시험 등을 실시한다.
신뢰성 시험실을 가득 채운 올레드 TV는 방송 수신 등 기본적인 기능을 점검한다. 지난해부터는 품질 오류를 자동으로 탐색하는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연구원들은 맨눈으로 불량 제품을 직접 발견하거나 자동 프로그램을 통해 불량 제품을 선별해 낸다. 모든 제품이 같은 영상을 재생할 때 다른 화면을 보여주는 제품을 찾아내는 식이다.
또 외부 소음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된 무향실(無響室)에서는 올레드 TV로 가장 작은 소리부터 가장 큰 소리까지 잡음 없이 깨끗한 음질을 구현하는지 점검한다.
‘전 기능 시험실’에서는 연구원이 매뉴얼에 포함된 올레드 TV의 모든 기능을 하나하나 구현하며 점검한다. 특히 올레드 TV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버전이 업데이트되면 전원 작동부터 인공지능 기능까지 일일이 점검해야 해 최대 2~3일 가량 소요된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상온에서 전 기능 시험을 마친 올레드 TV는 고온 시험실로 들어간다. 섭씨 40도 환경에서 전 기능 시험이 동일하게 진행된다. TV는 실내에서 사용하더라도 고온 환경에서 제품 수명이 줄어들거나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면 168시간(일주일) 동안 고온 시험실에서 품질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 OLED TV, LCD TV와 비교를 거부한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올레드 TV가 QLED TV와 상호 비교되는 구도 자체가 억울한 면이 있습니다.”
이날 LG전자 HE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 이정석 상무는 OLED TV와 QLED TV의 구조적 차이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다.
TV는 패널 기준으로 크게 OLED TV와 LCD TV로 나눈다. OLED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발광다이오드를 광원으로 쓰는 방식이며 LCD는 패널 뒤 백라이트로 화면을 밝게 하는 방식이다.
이정석 상무는 “QLED TV는 기존 LCD TV와 구조가 같다”며 “LCD에 ‘양자점개선필름(QDEF)’을 부착한 고색재현 LED”라고 설명했다. 이어 “LG전자에서는 이를 나노셀 TV로 분류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올레드 TV 시장규모는 2013년 4천대에서 올해 36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 올레드 TV 누적 출하량은 지속적인 판매 증가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업계 처음으로 400만대를 돌파했다.
LG전자는 지역별 수요 증가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한국 구미를 비롯해 폴란드 므와바, 멕시코 레이노사, 러시아 루자 등 9곳에 올레드 TV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LG 올레드 TV의 모든 생산라인은 현재 풀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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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LG전자는 올해 하반기 구미사업장에서 롤러블(돌돌 말리는)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과 8K 올레드 TV 등 올레드 TV 신제품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리뷰어 대상으로 발표회를 개최하는 등 신제품에 대한 출격 준비를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