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2대 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이 5G 구축 프로젝트 장비사로 에릭슨을 최종 낙점하면서 중국 통신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에 앞서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역시 노키아를 택한 바 있다.
중국 대표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정작 중국 대륙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10일 중국 언론을 종합하면 차이나유니콤은 베이징 등 7개 주요 도시와 33개 도시에 각각 5G 통신망과 핫스팟 등을 구축하는 '7+33+N'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메인 장비사로 에릭슨을 택했다.
주요 원인은 가격이다.
에릭슨이 응찰한 가격은 209억 위안(약 3조 6천94억 원)으로 화웨이보다 70억 위안(약 1조 2천89억 원)낮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장비사는 347억 위안(약 5조 9천927억 원)의 노키아였다.
앞서 차이나모바일은 지난해 7월 노키아와 10억 유로(약 1조 3천228억 원) 상당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당시 중국에서 이뤄진 첫 메인 5G 장비 공급 계약으로서 화웨이를 제치고 노키아가 선택된 배경에 이목이 쏠린 바 있다.
차이나모바일이 노키아를 택한 이유는 과거 4G 프로젝트에서 맺었던 연계형 5G 계약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나모바일은 2G와 3G 핵심망을 노키아 장비 중심으로 구축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새롭게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보다는 기존 2G와 3G 망을 개조하는 방향을 택해, 노키아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각각의 이유로 중국 시장의 양대 통신사가 자국 장비사인 화웨이를 제치고 유럽계 통신사를 메인 장비사로 택한 셈이다.
에릭슨에 이어 지난해 여름 노키아도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3대 통신사와 200억 위안(약 3조4540억 원) 규모의 5G 장비 계약을 맺었다고 밝히면서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다.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통신사가 전국적인 프로젝트에서 단 한 개의 장비사 제품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키아와 에릭슨에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체결, 메인 장비사 지위를 부여하면서 화웨이의 설 땅이 좁아진 형국이다.
이같은 의외의 결과가 화웨이의 새로운 가격 전략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앞서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과거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택했다는 점을 후회하는 발언을 꺼냈다. 과거엔 원가 수준으로 판매가를 결정했지만 도리어 여러 고객사로부터 판매가를 압박당해 고전했다며 시장에서 입지가 축소되더라도 판매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이러한 전략 변화가 이번 차이나유니콤 입찰에서 에릭슨 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원인이란 평가다.
결과적으로 화웨이는 세계적으로 40건의 5G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지만 정작 중국 통신사와 맺은 계약은 없다. 유럽에서 23건, 아시아 타 국가에서 6건을 수주했다.
또 에릭슨은 43개의 5G 프로젝트를, 노키아는 30개의 5G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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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5G 장비 시장에서 에릭슨이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는 셈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통신업에서 에릭슨의 점유율은 29%로 전년 대비 2.4% 늘었다. 화웨이는 26%로 2017년 대비 1.9% 줄어 에릭슨에 추월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