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지난 1분기까지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햇수로 따지면 4년이다. 2분기 출격할 5G 스마트폰과 생산시설 이전을 통해 실적 개선세에 접어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조1천78억원)보다 18.7% 감소한 9천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조9천1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조1천230억원)보다 1.4% 감소했다.
이 기간 LG전자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는 매출액 1조5천104억원, 영업손실 2천35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3천223억원)와 비교하면 영엽손실액이 1천억원 가량 줄어들었지만, 16분기 연속 적자는 면치 못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매출액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로 인해 전분기 대비 줄었다"며 "영업손실 규모는 플랫폼화, 모듈화 전략, 원가절감을 통해 사업구조를 개선하며 전 분기 대비 36.1% 줄었다"고 설명했다.
■'LG G8 씽큐' 판매 미미…韓·美브랜드 회복 급선무
1분기 실적에는 신제품 G8 씽큐 효과가 반영됐지만, 증가한 마케팅 비용을 커버할 만큼의 수요가 부족했다는 평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G8 씽큐는 전작인 G7 씽큐와 비슷한 수준의 판매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난해 G7 씽큐 역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진 못했다.
삼성증권 이종욱 연구원은 "MC사업부의 1Q 모바일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37% 하락한 720만대로 추정한다"며 "글로벌 수요에서 300~500달러 대의 중고가 세그멘트의 붕괴가 동사에 악영향을 주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주력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의 출하량 회복도 급선무로 지적된다. LG전자의 북미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의 북미 지역 점유율은 2017년 16.9%에서 지난해 소폭 15.9%로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도 17.4%에서 14.3%로 하락했다.
LG전자 신제품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나아지고 있음에도 영업이익이 좀처럼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브랜드 지위 하락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평이다.
■5G 초기 시장 선점 박차…"LG V50 씽큐 품질 막바지 검증中"
LG전자는 브랜드 입지와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5G 스마트폰 사업에 주력하는 한편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 개선에 나선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으로 꼽히는 국내와 북미 지역에서 5G 스마트폰 수요 선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미 지역 1위인 애플은 내년에야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중 무역갈등의 영향으로 중국 최대 제조사인 화웨이의 진입도 늦춰지고 있다.
LG전자는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를 다음 달부터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V50 씽큐의 출시일은 오는 5월 10일로 예상되고 있지만, 막바지 품질 테스트 결과에 따라 또 다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당초 이달 V50 씽큐를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이달 초 상용화됐던 삼성전자 갤럭시S10 5G의 5G 품질이 불안정한 5G 통신망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에 정부와 이통사, 제조사는 5G 품질을 더욱 안정화시켜 상용화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엔 북미와 한국 시장에 5G 단말기를 공급할 수 있는 제조사는 사업자와 긴밀히 협업해 온 LG와 삼성밖에 없다"며 "5G 소프트웨어 검증을 진행해왔으며 속도, 발열, 소비 전력 등 측면에서 소비자가 만족할 품질을 마련해 준비 중으로 초기 선점, 사용자 경험(UX), 안정적 품질로 한국과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LG V50 씽큐의 듀얼 스크린으로 LG전자만의 정체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LG V50 씽큐에는 탈착식 전용 액세서리 듀얼 스크린은 여닫을 수 있는 플립(Flip) 커버 안쪽에 6.2인치 올레드 화면이 있다. 퀄컴의 최신 AP인 스냅드래곤 855와 5G모뎀(X50 5G)와 전작 대비 20% 커진 4천mAh 대용량 배터리 등이 탑재됐다. 출고가는 119만9천원이다.
LG전자 관계자는 "5G 초고속, 초지연성에 맞춘 멀티태스킹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동영상 시청, 게임 조이스틱 등 색다른 경험을 통해 LG전자만의 아이덴티티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LG 스마트폰 생산거점 베트남으로…"4Q부터 수익 개선 효과"
또 LG전자는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LG 하이퐁 캠퍼스'로 재배치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하이퐁 공장은 프리미엄 제품을 포함하는 풀라인업 생산체계를 갖추게 되며 올 하반기에 연간 생산능력은 1천100만대로 늘어난다. 회사는 이같은 생산거점 이전 작업이 오는 4분기부터 수익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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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관계자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운영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안정적으로 양산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한 수익 개선 효과는 오는 4분기부터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 노경탁 연구원은 "스마트폰 출하량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메모리, MLCC 등 원재료 부담이 줄어들고 있어 연간 손익은 전년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분기에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프로모션 비용 증가로 MC사업부의 부진이 이어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