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 창업지원센터 마루180을 운영하는 아산나눔재단이 두 번째 마루180을 설립할 계획이다.
재단 및 마루180 운영을 총괄하는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25일 마루180에서 개최된 개관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두 번째 마루180 설립 계획을 공개했다.
정 상임이사는 “(국내외로) 스타트업 수나 투자금액도 많아지고, 창업지원 사업도 대형화됨에 따라 재단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됐다”며 “2020년 하반기 목표로 제2의 마루180을 설립할 계획이다. (1호) 마루180와 인접한 곳에 현재 마루180 연면적의 2배에 달하는 공간을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할 수 있는 스타트업 수를 3배 확대하고, 더 다양한 사람들이 스타트업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겠다”면서 “ICT 스타트업 외에도 제조업 도소매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가가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예비 창업가가 편히 활동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마루180 2호는 1호가 위치한 역삼로에 소재한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 할 예정이다. 규모는 1호 면적 1천90평의 두 배 정도가 될 전망이다.
아산나눔재단은 2011년 10월 현대 창업자 정주영 회장 서거 10주기를 맞아 설립됐다. 기금은 범 현대가 출연을 통해 마련했다. 재단 설립 당시 총 5천억원을 출연했으며, 엔젤투자용으로 1천억원을 추가 출연했다.
마루180은 재단설립 약 3년 뒤인 2014년 4월 개관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지하1층, 지상 5층 총 6층의 건물 전체를 쓰고 있다. 총 1천90평 규모에 스타트업 입주 공간, 카페, 회의실, 지하 강당 등을 갖췄다. 법인설립 5년 이내 회사면 입주 심사를 거쳐 마루180에 입주할 수 있다.
아산나눔재단은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을 벤처캐피털(VC), 유동성공급자(LP) 등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스타트업들에 간접 투자한다. 현재까지 기금 1천억원 중 출자약정액은 326억원이며, 이를 통해 약 9천억원의 펀드 결성에 참여했다. 이 펀드들을 통해 634개의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았다.
재단에 따르면 마루180을 거치며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금액은 한 회사당 평균 3억2천만원에서 16억원으로 증가했다. 입주 기간 중 전체 스타트업의 80% 정도가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고용 인력 수는 평균 6명에서 13명으로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입주 회사는 62곳, 단기 입주 회사는 120여곳이다. 입주 경쟁률은 장기 입주 스타트업 기준 18대 1이다. 마루180 입주 공간을 이용함으로써 스타트업들은 5천만원의 사무공간 임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 무료 제공, 글로벌 진출 지원, 홍보이벤트 개최 시 실비 지원 등 40여 개의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팀당 연간 최대 사용 가능 금액을 현금으로 환산할 시 약 1억1만원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의 5년 이상 생존률이 36% 정도인데 반해 마루180을 졸업한 스타트업들은 90% 이상 살아남았다.
정 상임이사는 “나는 재단 설립 1년 정도 후 합류했는데,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기획하는 일을 맡았고 그중 하나가 마루180이었다”며 “지금은 상임이사로 있으며 재단에서 안살림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루180을 처음 기획했을 때는 업종에 제한을 두지 않았는데 주로 ICT 스타트업들과 연이 닿았다”면서 “향후엔 경력단절여성이나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해서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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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은 “아산나눔재단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아버님 같은 제2, 제3의 정주영이 나오길 바라면서 설립됐다”며 “아버님은 이 땅에 태어나 한 사람의 기업인이자 나라의 비약적 발전을 위해 한 몫을 다 한다는데 많은 긍지를 갖고 있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경숙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정주영 창업주가) 현대그룹을 만든 이유가 그 당시 직면한 '질병, 가난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길이 있을까'였듯 8년 전 아산나눔재단 만들었을 때 당면한 큰 문제는 청년이 꿈을 잃어간다는 거였다”면서 “미래 주역이 꿈이 없다면 미래는 어둡다. 청년들이 다시 미래를 꿈꿀 수 있고 희망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재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