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이동통신 세계최초 타이틀을 확보한 뒤 정부와 이동통신사 등 업계 전반의 광폭 행보가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지난 3일 첫 5G 스마트폰 가입자를 시작으로 약 3주일 간 5G 통신의 확산에 무게가 실렸다면 최근 들어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G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일부 소비자의 불만이 빗발을 치면서 정부와 통신사 내부의 품질 강화 착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망 안정화에서 커버리지 확대로
5G 통신 커버리지 확대에 전력을 기울이는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대규모 장치 산업인 이동통신은 서비스 초기 시점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보장하기 어렵다. 5G의 경우 LTE와 같은 이전 세대 기술의 전국 지역의 네트워크 완성도 수준과 비교되는 측면도 크다. 글로벌 경쟁으로 급박하게 서비스 개시가 이뤄지면서 일부 준비가 부족했던 탓도 있다.
5G 가입자를 모집한 이후 일부 통신 끊김 등 불안정한 서비스에 통신장비 및 단말 제조사와 이통사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망 안정화 작업에 주력했다.
최근 들어 망 안정화와 함께 커버리지 확대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커버리지 확대는 대규모 투자 비용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소비자의 바람과 달리 선뜻 이통업계가 내놓기 어려운 카드다.
예컨대 SK텔레콤은 이달 말까지 4만대의 5G 기지국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LTE 수준보다 못 미칠 수 있지만, 정부가 5G 주파수를 공급키로 하면서 향후 5년간 최소 의무 구축키로 한 수준에 달한다.
정부의 커버리지 확대 가이드라인인 망 구축 의무에 따르면, 주파수 할당 공고 당시 LTE 기지국 15만개를 고려해 3년간 15% 수준인 2만2천500국, 5년간 30% 수준인 4만5천국을 설치해야 한다. 이같은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5G 주파수가 회수될 수도 있다.
당초 정부가 제시한 최소 커버리지 확대 수준에서 5년 간의 구축 기지국 수를 한달 만에 이루겠다는 뜻이다. 수도권과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불가능한 서비스란 지적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셈이다.
도시 하나의 면적도 커버리지로 확보하지 않은 체 한국과 최소 상용화 경쟁을 벌인 미국에서 여전히 추가적인 5G 커버리지 확대 계획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통신업계가 망 투자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 정부도 소비자 알 권리에 총력
5G 서비스의 가입자를 위한 정부의 움직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상용화 초기에 나올 수 있는 불만에 대한 공감을 갖고, 이용자 불편을 줄이면서 5G 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고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테면 5G 서비스에 가입할 때 단순히 요금제와 단말 할부금 등만 알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 5G 통신이 가용되는 지역과 범위, 향후 5G 서비스 확대 계획도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확산시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한 관계자는 “5G 스마트폰 가입계약서에서 소비자가 상용화 초기에 일부 서비스의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는 부분을 알리고 있는 한 통신사의 사례를 다른 통신사에서도 도입하도록 정책 유도를 해왔다”고 밝혔다.
소비자의 권리를 지키면서 신규 서비스의 발전을 확산시키자는 뜻이다. 앞서 지난주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이통 3사, 유통업계와 만나 5G 서비스 가입자를 모집할 때 서비스 품질 수준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략 스마트폰의 출시 계획을 미루면서 품질 개선에 집중키로 한 LG전자 역시 소비자의 만족을 최대한 고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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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에 대한 소비자의 볼멘소리에 진화하고 나서는 측면이 크지만, 정부와 업계가 함께 가입자 유치 경쟁보다 품질에 더욱 집중키로 한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민관TF를 통해 정부와 통신사가 서비스 현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매주 진행한다는 점이 큰 의미가 있다”면서 “정부도 국가적인 육성 산업으로 지목하면서 강력한 정책 의지를 보이고 있고, 통신사도 새로운 단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제공을 넘어서겠다는 의지가 크기 때문에 전사적인 노력을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