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저성장 국면을 맞으면서 본업 외 시간을 쪼개 부업을 하는 ‘긱 이코노미’ 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덩달아 번역, 청소, 취미 강좌 등 재능을 시간당 급여를 받고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들도 성장하고 있다. 적지 않은 투자금이 이 같은 플랫폼에 쏠리고 있다.
18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노동 연결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들이 수백억 원 단위의 투자를 받으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 받았다.
지난해 설립된 취미강좌 플랫폼 ‘클래스101’은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으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2012년 설립된 전문가 연결 플랫폼 ‘크몽’의 경우는 누적투자 금액은 110억원에 달한다.
2016년부터 숨은 고수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숨고’는 지난해 36억원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으며 누적 투자 50억원을 받았다. 전문 강사가 아니라도 자신의 재능으로 수업을 개설할 수 있는 ‘탈잉’도 시리즈A 투자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취미 즐기는 이용자 늘어...해외도 마찬가지
이처럼 재능 공유나 취미 강좌를 표방하는 플랫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휴식 시간에 취미를 즐기려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긱 이코노미 플랫폼을 통해 사업의 중요한 프로젝트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선례가 나왔다. 해외 유명 이코노미 플랫폼으로는 ‘업워크(Upwork)’, ‘파이버(Fiverr)’, 소프트웨어 개발자 구인 플랫폼 ‘톱탈(Toptal)’, 번역 전문 프리랜서 연결 ‘프로즈닷컴(Proz.com)’ 등이 꼽힌다.
대표적으로 미국에 숙취음료를 처음 선보인 82랩스 이시선 대표는 낮엔 테슬라에서 근무하면서 음료 샘플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로 파이버를 꼽았다. 해외 8곳의 공장을 알아보는데 든 비용이 고작 10만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32개 외국어 어휘 학습 앱 드롭스를 창업한 헝가리인 다니엘 파르카스 대표는 에스토니아에 서류상 본사를 두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일한다. 한국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파이버와 번역 전문 프리랜서 연결 사이트 프로즈닷컴으로 한국인 번역가와 한국어 음성 녹음 전문가를 섭외했다.
■ "지나친 가격경쟁에 노동 단가 떨어지는 문제도"
반면 플랫폼에서 가격 경쟁을 하다 보니 노동 단가가 후려쳐져 이들 플랫폼을 기피하는 사람들도 있다.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일하는 A씨는 “전문가의 시간당 노동력을 후려치게 돼 동종 업계 종사자들을 공멸하게 만든다”며 “경력이 많은 사람들도 디지털 노동 플랫폼에 구인을 올리면 단가가 너무 깎여, 나는 개인적인 기회를 통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블록체인 스타트업 백서를 번역해주는 일을 하는 B씨는 “낮은 단가에 비해 수수료가 높아 사이트들을 둘러보다가 구인 공고 내는 것을 포기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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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동 제공자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좀 더 우세해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매킨지는 2025년 긱 이코노미가 3천31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한국고용정보원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발간한 미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이슈로 ‘플랫폼 노동자 확산’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