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나 땅, 혹은 지인의 연대 보증만으로 자금 숨통을 트일 수 있었던 중소기업 대출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기계나 재고 등으로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동산 담보 대출'을 적극 권고한 데 이어 제조기업이 아닌 혁신기업의 은행 대출을 늘리기 위해 지식재산권(IP)담보 대출까지 권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10일 낸 '신한 성공두드림 지식재산권 담보 대출'을 시작으로 국내은행들이 지식재산권 담보 대출 출시를 계획 중이다.
국책은행을 제외한 국내은행서 자체 지식재산권을 담보로 대출을 시행하는 곳은 아직은 신한은행 한 곳 뿐이다.
신한은행의 지식재산권 담보 대출은 지식재산권 보유 업체가 신한은행 영업점에 가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기술평가기관 6군데(나이스평가정보·한국기업데이터·나이스디앤비·이크레더블·한국발명진흥회·특허법인 도담)가 지식재산권 가치 평가를 통해 대출을 시행하는 구조다. 대출 가능 금액은 지식재산권 가치 평가 금액의 최대 60%까지이며 소요 기간은 3~4주 정도다.
신한은행은 지식재산권 담보 대출 출시를 시작으로 그 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식재산권 담보 대출 회수 전담기관과 관련 전담심사팀을 만들 예정이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조만간 이 같은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대출 금액 상한선 등은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혁신기업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조속히 관련 상품을 내놓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KB국민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지식재산권으로 보증서를 받은 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보증부 대출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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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서 지식재산 협약보증서나 특허기술 가치평가보증서 등을 지식재산권을 토대로 발급받은 뒤 은행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된다. 평가받을 수 있는 지식재산권은 특허권·실용신안권·디자인권·상표권·저작권·신지식재산권 등이며 은행에서 사전 확인해야 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식재산권의 판매 시장이 국내에선 활성화돼 있지 않아 은행 입장에서 채권 보전이 어렵다"며 "보증기관 보증서 발급은 채권 회수 어려움이 다소 줄어 대출도 용이하게 취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