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5G 시대 망사용료 부담 더 커질까 우려"

방통위 "인터넷상생협의회 위원 구성 시 스타트업 고려"

인터넷입력 :2019/04/10 18:25    수정: 2019/04/11 08:12

5G 통신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국내 중소 스타트업들이 차별적 망 접근 및 이용료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토종 OTT(Over The Top) 왓챠의 박태훈 대표, 시지온의 김미균 대표 등은 1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스타트업을 위한 네트워크 정책 포럼'에 스타트업 업계 대표로 참석했다. 행사는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주최했다.

왓챠는 토종 OTT 스타트업으로, 외산 OTT인 넷플릭스나 통신사 OTT 서비스들과 경쟁한다. 시지온은 SNS 계정으로 타 사이트에 댓글을 쓸 수 있도록 서비스 하는 회사다.

10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스타트업을 위한 네트워크 정책 포럼'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6년 옛 미래창조과학부가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 고시를 개정해, 스타트업들에게 불리한 통신 환경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망 사용료 정산 기준을 용량에서 트래픽으로 변경했고, 이때 동등 계위 간 상호 접속(피어링) 정산 방식을 발신자가 발생한 트래픽 만큼 지불하는 종량제 방식으로 바꿨다. 이로 인해 콘텐츠 사업자(CP)들에게 차별적 망 접근 및 이용료 부담이 발생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특히 이 제도는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손꼽힌다.

박태훈 대표는 “왓챠는 2016년 상호접속고시 개정 직후부터 트래픽을 써왔는데, 점점 네트워크는 빨라지고 비용도 내려가야 하는 기대와 달리 기간 당 비용이 계속 비싸져 의문이 있었다”며 “이런 공청회가 처음 있는 자리도 아니고, 이제 무엇이 문제인지도 알았는데 입법을 다시 하려면 오래 걸리니 롤백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경쟁사인 넷플릭스는 망 비용을 제대로 낼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스타트업 하려면 미국 법인 세워서 미국 서버로 서비스 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통신사의 OTT 서비스와도 경쟁해야 하는데, 이 서비스를 하는 법인들이 망사용료를 얼마나 내는지 공개하는 것은 공정경쟁을 위한 기본적인 과정”이라며 “우리는 앞으로 해외 진출도 준비하는데 사업을 잘 펴기 위한 공정경쟁을 위한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균 대표는 “현재와 같은 네트워크 환경은 스타트업에게 위협적이다. 세계적인 수준과 비교했을 때 망 사용료가 과대해 힘들다”면서 “통신사들이 스타트업에 더 많이 지원하고 투자하겠다고 하지만 그런 역할에 대해 방점을 찍고 얘기하는 것은 별개의 얘기고, 망중림성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 전문가들은 망 중립성이 완화된 네트워크 제도, 현재 상호 접속 제도 등이 영세 스타트업들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영업이익의 5분의 1에서 6분의 1 정도의 비용을 통신사에 망 이용료로 지불하고 아프리카TV도 그렇다”며 “큰 기업은 자금도 있으니 그럴 수 있지만 작은 기업들은 부담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콘텐츠 제공사(CP)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대로 가더라도, 작은 스타트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완화책이라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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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우드 콕 패킷클리어링하우스(PCH) 사무총장은 네트워크 상호접속의 국제 규범에 대해 발표하며, "현재 시장 지배적 위치에 있는 사업자들은 유료 피어링이 보편적인 개념이라는 식으로 전파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런 정책을 이행하는 사업자는 세계적으로 매우 미미한 수치다. 전체 성장세 대비 급감 추세다”고 설명했다.

곽진희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작년 1기 인터넷상생협의회에 이어 2기 구성 준비 중으로, 5G 서비스에 따른 사후규제 정책을 재정비하고 이용자보호 체계를 새롭게 수립하는데 대해 정책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며 “2기 위원 구성시 중소 스타트업 목소리가 잘 반영되도록 참고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