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에 대한 효과적 규제 기대"

[김보라 변호사 칼럼] 블록체인과 금융규제 샌드박스

전문가 칼럼입력 :2019/04/01 15:57

김보라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김보라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4월1일 시행된 금융혁신지원 특별법(금융혁신법)이 주된 내용으로 삼고 있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제도(금융규제 샌드박스)는 기존 금융서비스의 제공 내용·방식·형태 등과 차별성이 인정되는 금융업 또는 관련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 지정기간 내 지정한 범위에서 금융관련법령상 규제에 대해 폭넓게 특례를 인정해주는 제도다.

샌드박스(Sandbox)라는 용어는 어린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만든 가정집 뒤뜰의 모래통에서 유래됐다. 금융분야의 규제 샌드박스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날로 진화하는 신기술이 규제에 부딪혀 서비스 출시가 불가능하게 되거나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핀테크 기업, 스타트업 등이 혁신사업을 만들어 시도해볼 수 있는 안전한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주는데 그 의미가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말 혁신금융서비스의 조기 출시를 위해 실시한 금융규제 샌드박스 사전신청에서 88개의 금융회사·핀테크 기업이 지급결제·송금·P2P·마이데이터·빅데이터 관련 총 105개 서비스에 신청을 했다. 사전 신청에는 3건의 블록체인 관련 금융 서비스가 접수됐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될 경우 사업 또는 사업자의 인허가등록신고·사업자의 지배구조·업무범위·건전성·영업행위 및 사업자에 대한 감독·검사 등 금융관련법령상 규제 전반에 대한 적용이 배제되는 특례 인정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혁신금융지정서비스로 지정된 사업자는 위 규제 적용의 특례와 더불어, 인·허가 완료 후 최대 2년 범위(2년 연장 가능)에서 다른 사업자가 동일한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배타적 운영권을 부여받게 된다.

1일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제1차 혁신금융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 두번째)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한편 금융혁신법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서비스 제공 및 중단 등으로 인해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원칙적으로 사업자가 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사업자가 고의·과실 없음을 입증해야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도록 하는 입증책임의 전환을 규정하고 있어 사업자들에게는 소비자 분쟁에 대비한 현실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기존의 규제입법이 규율할 수 없는 새로운 거래방식이나 서비스에 대해 어떤 규제를 정비해야할지 전반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지정기간이 종료하면 규제 특례는 종료하지만, 금융위원회 산하 혁신금융심사위원회는 금융위원회 및 관련 행정기관에 법령의 제·개정 등 입법조치를 권고할 수 있으므로 혁신금융지정서비스 지정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한 사업자에게도 위 제도는 향후 금융관련법령의 입법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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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은 보안·인증, 비용 절감 등의 장점으로 인해, 어느 산업분야보다도 앞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자금결제, 송금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7일 발표한 2019년 업무계획에서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 등 산업 구조의 변화를 금융규제 개혁의 기회로 삼고 혁신적인 사업모델이 불합리한 규제로 좌절되지 않도록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소비자들의 편익이 증대되고, 신기술에 대한 효과적인 규제가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보라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2009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2012년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및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 2012~2014년 서울고등법원, 서울서부지방법원 재판연구원, 2014~현재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