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업계, '출퇴근 제한' 대안 서비스 마련에 분주

3~4명 동승 예약제·초저렴 요금제 등 대안 떠올라

인터넷입력 :2019/03/29 07:59    수정: 2019/03/29 08:00

오전·오후 2시간씩 자가용 카풀을 허용하는 법안에 여야가 이견이 없는 가운데, 카풀 업체들은 이 법이 시행될 경우를 대비한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기존 서비스를 운영해온 카풀 업체들뿐 아니라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업체, 아직 정식으로 앱을 개시하지 않은 곳들도 법 시행에 맞춰 대안 서비스를 마련 중이어서 이에 관심이 모인다. 아직까지 카풀앱들은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29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카풀 업체들은 카풀 허용 시간에만 서비스를 하되 여러 명의 라이더(탑승객)를 모집해 예약제로 운영하거나, 24시간 무상 카풀을 전제로 하되 라이더가 드라이버(기사)에게 자율적으로 팁을 주도록 하는 등 카풀 서비스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택시 요금은 물론, 여타 카풀앱보다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업체도 있다.

카풀앱 시장을 개척했던 풀러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27일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소위원장 윤관석)를 열고 카풀을 오전 7~9시, 오후 6~8시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도록 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카풀 시간제한 법 외에 택시 월급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에 대해 심사했다. 소위 여야 의원들은 카풀 시간 제한 법안에는 이견이 없음을 확인했다.

카카오모빌리티, 풀러스, 위츠모빌리티, 위모빌리티 등은 카풀 시간 제한법 통과 후 이를 준수하는 카풀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먼저 풀러스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합의를 이루기 전인 지난 2월에 이미 별도 시간 제한과 연결비, 여정비 없이 무상으로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이더가 카풀 매칭 전 드라이버에게 팁을 줄 것이라고 설정하면 기사에게 팁을 줄 수 있다. 천원 단위로 최대 5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다.

지난 13일 카풀앱 ‘어디고’를 선보인 위츠모빌리티는 카풀 시간제한 법 시행 전까지는 24시간 서비스를 운영하다. 법 시행 후엔 광역 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 하는 이용자들에 초점을 맞춘 사업을 새로 시작할 계획이다.

유수현 위츠모빌리티 부사장은 “광역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한 사람을 즉시 태우는 게 아니라 서너 명을 모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위츠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카풀 서비스 '어디고'

카풀앱 '위풀'을 조만간 정식 개시할 예정인 위모빌리티는 다른 카풀앱보다도 저렴한 요금을 장점으로 내세울 방침이다. 서울과 위성 도시 간 이동에 초점을 맞춰, 거주지에서 40km 떨어진 지역으로 출근하더라도 1만원 선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박현 위모빌리티 대표는 “누가 위성도시에서 출퇴근 하는데 택시를 이용하나”며 “카풀 요금을 대중교통 지출요금만큼 되도록 정해 가령 주행거리 40km면 1만원, 20km면 7천원 정도로 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우리는 위성도시로의 출퇴근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구상해 서울 안에선 10km 미만 운행은 안할 계획이었는데, 사회적 대타협 직후에 이를 폐지했다”며 “카풀 가능 시간 제한이 생긴다 해도 수익은 30% 정도만 줄어들 거라 봐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카카오T에 카풀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택시 업계 반발에 부딪쳐 베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처음부터 서비스를 다시 꾸려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27일 법안소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카풀 시간제한 법에 대해선 뜻을 같이 하지만, 택시 월급제 법안에 대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관련 두 법안을 모두 통과시키지 못했다. 법안소위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서 카풀, 택시 업계 및 정부, 국회가 어렵게 합의를 이룬 만큼 제한적 카풀 법안과 택시 월급제 법안을 같이 통과시켜야 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윤관석 의원실 관계자는 “사회적 대타협 합의문 1~6항까지 (법 처리와 관련된 부분은) 3월 국회에서 함께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며 “기본적으로 민주당은 함께 두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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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법안 심사소위를 (3월 임시 국회 시한인) 다음주에라도 열자는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법인 택시업체들이 월급제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대변하며, 정부지원이 뒷받침 된 후 월급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부 지원 없이도 택시 회사들이 기사들에게 월급을 지급할 능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선 국토교통부도 민주당 의원들과 의견을 같이 하며, 먼저 월급제를 시행한 후 필요하다면 정부지원에 대해 검토해본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