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 모터쇼' 참가 여부를 저울질하던 KT와 네이버가 최종적으로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IT와 완성차를 연계해 ‘생각하는 자동차, 혁신의 미래’를 보여주겠다던 행사의 취지가 다소 무색해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네이버는 오는 29일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 모터쇼'에 참가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를 거듭한 끝에 불참을 결정했다.
서울 모터쇼 주최 측 관계자는 “KT와 네이버가 올해 행사 참여를 고민하다 내부적으로 불참을 결정해 통보했다”며 “KT와 네이버 몫으로 비워뒀던 공간은 추가적인 참여 기업 모집을 통해 메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모터쇼 측은 자율주행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IT 대기업에 행사 참여를 위한 러브콜을 보냈다. SK텔레콤과 KT, 네이버 등 3사가 주요 타깃이었다. 하지만 3사 중 KT와 네이버가 불참을 결정하면서, SK텔레콤만 홀로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KT는 자율주행 관련 모빌리티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이번 모터쇼를 통해 새롭게 보여줄 기술이 없다는 점에서 불참을 결정했다. 모터쇼 참가 경험이 없다는 점도 이번 서울 모터쇼 참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KT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행사 참가 여부를 검토했지만 새롭게 보여줄 신기술이 없다고 판단해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매년 참가하던 전시회라면 부담이 크지 않았을 테지만, 모터쇼 참여 경험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을 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서울 모터쇼에서 자율주행차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던 네이버 역시 올해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통상적인 차원에서 모터쇼 참여 여부를 검토했지만, 불참을 결정했다"며 "자율주행을 연구하는 네이버랩스가 연구를 담당하는 조직인 탓에 행사 참여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를 통해 자율주행 관련 신기술을 공개했던 것 역시 이번 서울 모터쇼 참가를 고사한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된다.
앞서 네이버는 CES 현장에서 ▲스마트폰과 자율주행 기기들을 위한 위치 및 이동 통합 솔루션 ‘xDM 플랫폼’ ▲3차원 실내 정밀 지도 제작 로봇 ‘M1’ ▲고가의 레이저 스캐너 없이도 원활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가이드 로봇 ‘어라운드G’ ▲로보틱스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실내 지도 자동 업데이트 솔루션’ ▲자율주행차 연구에 필수적인 HD맵 제작 솔루션인 ‘하이브리드 HD 맵’ ▲운전자보조 시스템 ‘ADAS’ 등 신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 기술은 다양한 산업군의 파트너와 연계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행사를 통해 자사 기술력을 알리고 파트너사를 찾기 위해 CES에 참가했다”며 “CES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를 찾았고, 협력을 통한 기술 연구가 급한 상황에서 모터쇼까지 참여할 여유가 없다는 점 역시 모터쇼 불참 결정의 배경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서울 모터쇼 측은 KT와 네이버의 결정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IT와 자동차가 융합되는 자율주행 시대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는 점이 IT기업들의 모터쇼 참가에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자체 분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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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 관계자는 “KT·네이버와 같이 누구나 알 수 있는 IT 대기업이 참여했다면 상징적인 의미가 컸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며 “향후 IT와 자동차가 융합되는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지면 IT 기업들의 모터쇼 참가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IT 대기업 중 유일하게 2019 서울 모터쇼에 참가하는 SK텔레콤은 이번 행사에서 'CES 2019'와 'MWC 19'를 통해 공개했던 모빌리티 관련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예상되는 기술로는 ▲HD맵 ▲양자보안 게이트웨이 ▲ 차량통신기술(V2X)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