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규동 라스트오리진 PD "구글 퇴출 허탈했지만 낙담할 틈 없었다"

"수익성보다는 최대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 것"

디지털경제입력 :2019/03/19 10:49

“허탈했지만 다른 생각할 틈이 없었다. 게임을 최대한 빨리 정상화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매출 순위 6위까지 오르며 흥행 기회를 손에 쥐는 듯 했으나 구글플레이스토어 측의 서비스 중단 조치로 아쉬움을 남긴 게임사. 라스트오리진을 개발한 스마트조이의 복규동 PD의 이야기다.

매력 있는 캐릭터를 내세운 수집 요소와 전략 RPG 요소를 더한 모바일게임으로 호평 받은 라스트오리진은 출시 후 게임성보다 게임 외적인 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출시 초반에는 예상치 못한 서버 다운 때문에, 이후에는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서비스 중지 조치를 내려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지 못 하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복규동 PD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게임이 상승세를 타고 있었는데 그런 일이 생겨 허탈했다. 모든 게임이 흥행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라고 말했다.

당시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복규동 PD가 선택한 방법은 정면돌파였다. 구글플레이스토어 심의 기준에 맞게 수정하기 위해 일주일만에 약 200장의 이미지를 수정했다. 단순히 노출 부위를 덮는 수준의 수정이 아니라 콘셉트에 맞게 일러스트를 새로 그리는 수준의 작업이었다.

복규동 PD는 “아트 팀은 일러스트를 수정하고, 프로그램 팀은 원스토어 출시를 위한 준비를 하느라 굉장히 바빴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됐다는 설명이 없었기에 짐작 가는 모든 부분을 수정해야 했다. 많은 작업량을 정해진 일정 안에 소화하는 데 최대한 집중했다”고 말했다.

불만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당시 작업에 대해 큰 불만은 없었다고 그는 답했다. 초반에는 잠시 그런 마음을 가지기도 했지만 구글플레이스토어의 서비스 중지 조치가 일관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보며 자신들이 억울한 피해를 받았다는 생각은 사라졌다는 이야기였다.

현재 스마트조이는 이번 주 중으로 라스트오리진 원스토어에 출시하기 위해 마지막 담금질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선보일 다양한 콘텐츠 구상도 마쳤다. 하지만 예정에 없던 수정 작업을 하면서 업데이트는 잠시 뒤로 미뤄진 상황이다.

일러스트 수정 작업이 앞으로도 이어져야 하는 상황에 놓이며 콘텐츠 업데이트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것을 두고 복규동 PD는 “iOS 버전 출시도 준비해야 했기에 수정 작업은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작업량이 늘어 업데이트 일정이 느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 이들도 있으나 애초에 작업량 자체가 늘어난 것은 없어 업데이트에 차질은 없을 것이다. 다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겨 초반 업데이트가 빨리 이뤄지지 못해 이용자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스마트조이는 라스트오리진 스토리의 전환점이 될 챕터6를 준비 중이다. 복규동 PD가 “챕터6 스토리 때문에라도 게임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약간 충격적이고 누군가에게는 잔인하게 여겨질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각 캐릭터의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콘텐츠와 스테이지 및 숙소 콘텐츠도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숙소 콘텐츠는 기존 수집형 RPG의 숙소 콘텐츠를 답습하지 않고 연구, 업그레이드를 통해 자신의 세력을 키워갈 수 있는 요소도 담아낼 것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최대한 많은 신규 세력과 캐릭터를 준비 중인 것은 물론이다.

단, PvP 콘텐츠 도입 예정은 없다고 복규동 PD는 말했다.

“라스트오리진은 서열 정하기를 콘셉트로 하는 게임이 아니다. 이용자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느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 협동전 콘텐츠는 나올 여지가 있으나 이 역시 추후 업데이트 방향에 따라 결정할 것이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복규동 PD는 인터뷰 내내 이용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스마트조이는 운영팀을 모두 정직원으로 구성하고, 매크로를 쓰지 않고 일일이 이용자 문의에 답변하고 있다. 또한 이용자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인 과금 요소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상품을 팔지 말자는 기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 업데이트는 느리더라도 신중하게 진행 중이다. 현재 게임 내에서 얻기 힘든 자원 몇 개를 정액제에서 제공하는 것이 어떨까하는 수준의 논의가 오가고 있는 정도다. 어렵지만 시간을 들이면 클리어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복규동 PD는 라스트오리진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두고 해외 4개국 게임사와 접촉 중이라 이야기했다. 게임사 수는 두 자릿수에 달한다. 아직 결정된 바가 없어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복규동 PD의 대답에서 라스트오리진 특유의 게임성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는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음에도 라스트오리진을 기다려 준 이용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또한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해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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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에게 사과부터 하고 싶다.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 해서 서비스가 지연되고, 우리가 현실을 쉽게 봐서 생긴 문제가 있었음에도 끝까지 우리 게임을 기다린 이용자들에게 정말 감사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라며, “역량이 허락하는 선에서 게임을 만들고 있다. 최대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본 기사는 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가 한국 중소 모바일게임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으로 진행하는 '점프 업, 한국 모바일게임' 캠페인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