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더 오르지 않아도 좋다

전문가 칼럼입력 :2019/03/17 12:32    수정: 2019/03/18 09:12

한인수 스카이메도우 파트너스 대표
한인수 스카이메도우 파트너스 대표

비트코인 가격이 이전처럼 급격히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상승 한다고 해도 ‘언제’라고 감히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만일 비트코인 거래량은 계속 늘어나는데 가격은 별로 상승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비트코인이 비로소 상거래에 교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실제 거래량 변화를 살펴봤다. 최근 전 세계 비트코인 일일 거래량은 11조원 규모다. 비트코인 거래 규모는 2018년 가을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다시 꾸준히 증가했고, 2019년 초부터 빠르게 상승해, 지금에 이른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가장 높았던 2017년 12월의 일 거래량인 15조원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거래 규모가 크게 성장한 것에 비하면 비트코인 가격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지 않았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약 4000 달러인데 이는 비트코인이 급격히 상승하기 직전인 2017년 9월 가격 수준이다.

이 지점에서 “비트코인의 용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동안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 등으로 상거래 결제 수단으로 부적합하다고 지적돼왔다. 그러나 만일 비트코인 가격이 안정적이라면, 가장 인지도가 높고 널리 사용되는 암호화폐이므로 상거래용으로 적합한 수단이 될 자격은 충분하다.

비트코인은 주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투자 목적으로 사고 팔지만, 종종 거래 대금으로 받은 비트코인을 실물 화폐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선불 상품권을 상거래 대금으로 받았다면 그것을 현금화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일부에서는 상거래 대금 결제, 송금 등을 목적으로 거래소를 환전소로 이용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각국의 외환거래에 관한 법률, 세금과 관련된 이슈는 있지만 이러한 ‘용도’를 가진 비트코인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비트코인을 고안한 당초 목적을 보면 사실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거래량은 늘고 가격은 안정적인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비트코인은 바야흐로 가격이 안정적인 상거래용 암호화폐의 최고봉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비트코인은 가장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진 암호화폐이며 수천 종의 암호화폐 중에서 가장 인지도와 신뢰도도 높다.

현재 시중에는 상거래를 위해 암호화폐 가격을 안정화 시키는 다양한 기술과 방법이 넘쳐나고 있다. 소위 스테이블 코인이라 하여 안정된 가격을 유지하는 암호화폐가 속속 출현했다.

이러한 암호화폐는 실물 경제에 이용될 것을 겨냥하고 있는데 아직 실물 화폐에 필적할 수준은 아니지만 높은 가능성을 갖고 각자의 영역에서 사용범위를 넓히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신뢰와 안정성을 심고 널리 이용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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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득, ‘너무 크게 돌아서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만일 비트코인 가격이 안정되었다면 많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간식이 먹고 싶어지는 오후 시간. 비트코인으로 피자를 사먹고 싶어진다. 오늘 비트코인 종가 기준으로 0.008 BTC 정도 내면 될 듯 싶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인수 스카이메도우 파트너스 대표

필자는 삼성전자, 인텔, 네이버 등에서 근무하였고, 벤처 투자자로도 수년간 일했다. 전자, 반도체, 인터넷, 정보 보안 등 산업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산업에 응용하기 위해 노력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