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송도는 반듯하게 설계된 신도시로 대부분 평지입니다. 언덕이나 내리막길을 거의 볼 수 없어 자전거 타기에 적합한 도시라고 볼 수 있죠.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기자전거 '카카오 T 바이크'를 송도에서 시범 서비스한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중교통은 없고, 택시 타기 애매한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도시. 경칩이 지났지만 여전히 쌀쌀했던 지난 7일 송도에서 직접 카카오 T 바이크를 타봤습니다.
저녁 6시 30분경. 기자는 인천대입구역에서 내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돈가스 맛집에 찾아가려고 했습니다. 걸어서 가면 12분, 택시 타면 기본요금에 약 3분이 걸리는 거리입니다. 참으로 애매하지 않을 수 없죠. 카카오 T 바이크를 타보기로 했습니다. 카카오 T 앱을 켜고 보증금 1만원을 결제했습니다(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인천대입구역 1번출구에 자전거 여러 대가 보이더군요. 그중에서 어피치 캐릭터를 고르고, 자전거에 부착된 QR 코드를 촬영했습니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잠금장치가 열렸습니다. 이제 맛집으로 레고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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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을 한 번만 굴러도 모터가 구동돼 빠르게 움직인다는 느낌이 듭니다. 전기자전거를 처음 타본 기자는 최고 속도인 20km/h도 이동하기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람을 가르며 식당 앞에 도착했습니다. 어피치 자전거를 타고 가니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로, 무리에 잘 섞여 노는 사람)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식당 앞에 도착해서 다른 자전거들이 세워져 있는 곳에 카카오 T 바이크를 세웠습니다. 사실 자전거를 세워 두는 장소를 결정하는 것은 사용자 마음(?) 입니다. 지하주차장이나 차도, 건물 입구 등에는 주차하면 안 되지만,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인도 가장자리나 빈 공간은 어느정도 허용되는 것 같습니다. 가급적 일반적인 자전거 거치대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지요.
기자도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자전거를 세웠습니다. 바퀴에 달린 잠금장치로 자전거를 잠그니 결제가 됩니다. 자전거를 빌린 후 사진을 좀 찍느라 걸린 시간을 포함해 총 16분을 이용했습니다. 가격은 1천500원. 15분에 1천원인데 1분을 더 이용해 500원이 추가됐네요.
밥을 먹는데 보행자들이 카카오 T 바이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송도에는 이미 쿠키자전거라고 하는 노란색 공공자전거가 보편화됐습니다. 아마 카카오 T 바이크에 어피치나 라이언 캐릭터가 그려져 있어 더 주목받은 듯 했습니다. 세워둔 자전거를 타고 다시 역까지 돌아가야 하는데, 누군가 자전거를 이용하려고 하는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에 심장이 뛰었습니다. 자전거를 사수해야겠다는 생각에 돈가스를 빨리 먹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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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앱을 열어 QR코드를 찍고 자전거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도 사진 좀 찍다보니 8분이 걸렸습니다. 요금은 1천원. 바람이 불고 추운 날씨라 마스크와 장갑이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연한 봄이 되면 필요없겠지만요.
전기자전거는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배터리가 100% 충전돼 있다고 하면, 이론상 40~50km 주행거리가 나온다고 합니다. 물론 자동잠금장치 대기전력이나 기온, 이용자의 이용 행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배터리량이 20% 이하로 남아있다고 하면 QR코드 인증이 되지 않습니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자전거의 전원이 꺼지고, 일반 자전거처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가 방전되면 관리운영팀 직원이 와서 배터리를 교환합니다. 오랫동안 이용되지 않아 방치된 자전거를 재배치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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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지역을 벗어나면 앱에서 알림을 통해 알려줍니다. 플러스 친구 메시지도 온다고 합니다. 수수료 1만원을 부과되게끔 설정해 자전거의 이탈을 방지했습니다.
최대 대여시간 제한은 없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10만원까지만 결제될 수 있게 안전장치를 해뒀습니다. 예약이나 장기대여를 할 수 없지만, 일정 시간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은 출시 예정이라고 합니다.
연수구의 쿠키자전거가 20분당 250원의 이용료이기 때문에 이미 이 가격에 익숙한 송도 주민들이 카카오 T 바이크를 얼마나 이용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라이더와 양복 입은 직장인 라이더를 발견했습니다. 송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 씨는 "지하철 역에서 회사까지 걷는 거리가 애매해 카카오 T 바이크를 이용해봤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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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사고가 발생한다고 해도 지자체가 가입한 시민 자전거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자전거 헬멧 착용이 지난해 9월부터 의무화가 됐지만, 벌금이나 제재는 없다고 하네요. 짧은 거리이지만 안전운전을 하는 것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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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경기도 성남시와 인천시 연수구에서 카카오 T 바이크 각각 600대와 400대, 총 1천여대로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올 하반기 정식 출시에 맞춰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자 한다"며 "현재 다양한 지자체와 협의중이며, 전기자전거를 3천대 이상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