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들 애플과 퀄컴 간의 초대형 소송이 3월과 4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연이어 열린다.
두 회사 소송은 아이폰 차기 모델 뿐 아니라 칩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과 퀄컴의 대결은 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샌디에이고 지원에서 시작된다. 첫 공방은 특허침해 관련 소송이다.
이 소송은 퀄컴이 지난 2017년 7월 애플을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퀄컴은 애플이 그래픽 처리 때 전력 소비를 절감하는 기술을 비롯해 동영상 재생 등과 관련된 특허 6건을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소송보다 더 중요한 것은 4월에 시작될 특허 라이선스 관련 소송이다. 애플은 퀄컴이 모바일 필수표준 특허권을 남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퀄컴은 애플이 계약을 위반했다면서 맞서고 있다.
특히 애플과 퀄컴 간의 두 번째 소송에선 스마트폰 특허 라이선스 요금 부과 기준이 단말기 가격(퀄컴)인지 해당 부품 가격(애플)인지를 놓고 공방을 벌일 전망이어서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 4월 열릴 특허 라이선스 관련 소송이 더 큰 관심
3월에 열리는 특허 소송에선 퀄컴 필수 표준특허가 핵심 쟁점이다.
미국 씨넷에 따르면 퀄컴은 애플이 그래픽 처리 때 전력 소모를 줄이는 기술(936특허)을 비롯해 절전효과 뛰어난 기기에서 전송된 원격 신호를 처리하는 기술(558특허) 등을 무단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4일 시작돼 총 8일 동안 계속된다.
퀄컴이 제소한 이후 애플도 곧바로 특허침해 소송을 맞섰다. 애플이 퀄컴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은 오는 7월 별도 재판으로 열릴 예정이다.
두 회사 소송의 진짜 승부는 4월에 열리는 라이선스 계약 관련 공방이다. 이 소송에서 애플은 퀄컴이 표준특허권을 남용해 불공정한 조항을 강요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애플은 한국 정부의 퀄컴 라이선스 관행 조사에 협조한 부분을 문제 삼아 보복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애플과 퀄컴 간의 특허 라이선스 관련 소송은 4월15일 시작된다. 이 소송은 20일 동안 열릴 예정이다.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 퀄컴의 라이선스 비용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퀄컴이 ‘단말기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라이선스 요율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그 이유다.
반면 퀄컴의 생각은 다르다. 퀄컴은 자신들의 네트워크 기술이 없으면 아이폰을 포함해 모든 단말기는 작동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을 기준으로 라이선스 비용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퀄컴 측 입장이다.
특히 퀄컴은 최근 30년 동안 연구개발(R&D)비로 400억 달러 가량 투자, 13만 건을 웃도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퀄컴은 스마트폰과 통신망을 연결해주는 ‘모뎀 칩’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도 함께 생산하고 있다.
애플은 2011년 아이폰4S부터 2015년 아이폰6S 때까지 퀄컴 칩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후 인텔 칩으로 바꿨다. 하지만 미국 버라이즌과 스프린트용 아이폰에선 여전히 퀄컴 칩을 쓰고 있다.
■ 아이폰 외주생산업체까지 가세…치열한 공방 예상
두 회사 소송은 2017년 1월 애플이 먼저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애플은 퀄컴이 표준특허 관련 라이선스 관행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퀄컴이 그해 4월 애플을 계약 위반 혐의로 맞제소했다. 퀄컴은 애플의 주장이 근거 없다고 반박하면서 스마트폰 외주 생산업체와의 계약 이행을 방해했다고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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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의 제소에 맞서 애플은 그해 1분기부터 로열티 지불을 중단했다. 그러자 퀄컴은 한달 뒤인 5월 아이폰 외주 생산업체들도 계약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퀄컴의 공격을 받은 아이폰 외주 생산업체들은 애플에 가세했다. 폭스콘을 비롯한 위스트론, 컴팩, 페가트론 등은 퀄컴이 과도한 로열티를 지불했다면서 애플 소송에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