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후 다음달 1일과 2일 베트남에 머물며 공식 친선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하노이 인근의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할 지 주목된다.
당초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거쳐 베트남 하노이까지 이동하는 중간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베트남에 도착한 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기 전까지 북한대사관을 방문한 것 외에 별도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대신 3월1일부터 2일까지 베트남에 더 머무른다. 이때 베트남의 경제, 산업 시설을 시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유력 방문 후보지는 하롱베이, 하이퐁 등이다.

오수용, 리수용, 김평해 등 당 부위원장과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 등 김정은 위원장 수행원 등은 27일 하이퐁을 시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퐁은 다수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이 진출한 베트남 경제개발 도시 중 하나다. 자동차회사 '빈패스트', 휴대폰 업체 '빈스마트', 농업단지 '빈에코' 등이 위치했고, 북 대표단은 세곳을 모두 방문했다. 하이퐁엔 LG전자의 공장도 있다.
박닌 삼성전자 공장은 지속적으로 김 위원장의 방문 후보지로 거론됐다. 26일 베트남 현지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베트남 삼성전자 공장 방문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빈그룹과 박닌 삼성전자 공장 모두 북한이 주목해온 베트남식 개혁개방 정책의 성과란 점에서 주목된다. 북미회담 후 본격적인 경제 성장 정책 추진을 위한 의지 표현이자 실리적 행보로 읽힐 수 있다.
빈패스트는 베트남의 첫번째 완성차를 생산했다. 빈그룹은 유통·건설·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을 거느린 베트남 국민기업이다.
베트남은 1986년 개혁·개방을 기치로 건 '도이머이' 정책을 선언했다. 이후 외국인직접투자를 적극 유치하며,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노동력을 앞세워 IT 제품 생산 기지를 들여왔다. 베트남 도이모이 정책은 미국과 관계 개선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과를 냈다. 베트남은 이후로도 공산당 집권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베트남이 미국과 협상중인 북한의 제1 롤모델로 꼽히는 이유다.
한국 기업도 일찍부터 베트남에 진출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전자 등 6천여개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2008년 박닌성 휴대폰 생산 공장, 2014년 하노이 타이응우옌성 옌빈공단 휴대폰 공장 등을 건립했다. 2016년 호치민 사이공 하이테크파크에 TV 등 가전을 생산하는 단지도 건설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국회예산정책처 최신 ‘경제동향 및 이슈’에 의하면, 한국의 베트남 투자액은 1988부터 2017년까지 580억달러 규모다. 베트남에 투자된 외국자본의 18.1% 수준이다.
북한은 한국 기업의 경제협력 동참을 원하고 있다. 작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2차 정상회담에 국내 대기업 총수단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다. 북한 측이 삼성전자 등에 경제 투자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은 위원장의 삼성전자 공장 방문이 실현될 경우 다양한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일단 김 위원장의 적극적인 경제 행보는 국제사회에 비핵화와 경제발전 추진의 진정성을 알리는 방법이다.
한국 대기업의 초대형 대북 투자 분위기가 조성되고, 북한은 외국기업 투자 유치에 힘을 실을 수 있다. 삼성전자 공장 방문이란 점에서 삼성 측에 적극적인 투자 유치 의사를 전달한 게 된다.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향후 남북 정상 간, 경제 실무자 간 논의가 더 활발해지면서 정체돼온 남북경협 사업에 시동이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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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풍부한 지하자원과 고품질의 노동력을 보유했다. 북한 IT 인력의 기술 수준은 중국과 비교될 정도로 높다. 고급 IT 인력에 심각한 갈증을 느끼는 한국 IT기업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김용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26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전화인터뷰에서 "베트남 현지의 삼성공장을 간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파격적인 행동이라고 봐야 한다”며 “서울 답방의 분위기 조성용일 수도 있고 남북경협에 대한 적극적 의지, 또 미국을 향해서는 대북제재를 풀고 남북경협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간접적인 시위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