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인기협 사무총장 “규제 완화 노력 지속”

[신년 인터뷰] 文 규제혁신 공약 이행 절실

인터넷입력 :2019/02/22 12:47

지난해 국내 인터넷 업계는 댓글조작 논란부터, 국내외 기업 간 규제 역차별 문제 제기와 카풀 서비스 등 규제 혁신 이슈로 소란스러웠다.

새해가 시작됐지만 국내 인터넷 업계는 여전히 동일한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중재에 나섰지만, 카풀 서비스를 두고 택시 업계와 인터넷 기업들이 여전히 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에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는 올해에도 규제 완화 노력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국회 그리고 대중들의 규제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한데, 여전히 인터넷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파급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만큼 이를 알리는 데 힘쓴다는 전략이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인기협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박성호 사무총장에게 지난 한해 협회 활동과 업계 동향에 대한 정리와, 향후 계획 등을 물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

■ 지난해 국내외 인터넷 업계 주요 동향과 이슈는?

박성호 사무총장은 먼저 공유경제와 카풀 논란을 지난해 국내 인터넷 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로 꼽았다. 해외에서 활성화 중인 서비스들이 국내에 제대로 도입되지 못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판단이다.

이에 박 사무총장은 “국내 기업들은 카풀시장에 대한 투자를 해외로 돌리고 있고, 국내는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며 “이를 중재할 수 있는 정부의 유연한 대책과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5G 시대를 앞두고 통신사들이 주장하는 망중립성 완화 주장이 지난해 국내 인터넷 업계에 주요 화두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주제로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가 연구반을 운영하는 등 대책수립에 나섰지만 해결책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연관해 상호접속고시 개정 이후 국내 콘텐츠 제공자들의 망사용료 증가도 현재 인터넷 기업들이 처한 어려움이라고 평가했다.

박성호 사무총장은 “상호접속고시 개정을 기점으로 통신사들 간 상호정산에서 손해를 보는 통신사가 이를 충당하기 위해 인터넷 기업들에게 부과하는 전용망 사용료를 상승시켰다”며 “고시에서 정한 비용 상한가를 역이용 해 상한가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올려 콘텐츠 제공사들의 망사용료 비용부담이 평균 2배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그는 부가통신사업자인 포털에 대한 규제 강화 기조와, 데이터 활용이 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지 않는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 인터넷개인방송 등 쌍방향 방송서비스에 대한 규제 등을 현재 국내 인터넷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카풀 앱 반대 플랜카드를 내건 영업 중인 택시

■ 망사용료 부담 증가·카풀 이슈 지속...“규제 혁신 공약 지켜져야”

박성호 사무총장은 올해에도 통신사 간 상호접속 정산을 이유로 콘텐츠 제공사들의 망사용료 부담이 계속 증가해 이에 대한 이슈가 제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최근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이 통과돼,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가 통신사의 경쟁상황평가에 준하는 실태조사를 받게 된 부분도 올해 인터넷 업계의 큰 변화로 꼽았다.

아울러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의 개인정보 컨트롤 타워 통합과 관련해 현재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의 개인정보의 이용과 보호에 대한 조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정보의 가명화 등을 통한 활용기반 마련 등에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아가 그는 개인정보 손해배상책임보험 제도가 올 6월 시행되는데, 이에 앞서 방통위와 중기청, 보험연구원 등에서 보험요율 및 가입기준 등을 논의하고 있어 연내 IT 기업에 대한 사이버보험제도 운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택시단체와 카풀 기업 간의 갈등과 논란에 박성호 사무총장은 “해외와 달리 국내는 새 서비스를 출시할 때마다 과거 규제 프레임으로 인해 혁신적인 도전이 좌절을 맞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카풀”이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4차산업혁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대선공약과 정부 정책을 통해 수차례 발표했던 만큼, IT기업들이 혁신을 통해 국가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 국민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정부의 O2O 활성화에 대한 의지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그는 국내외 기업 간 규제 역차별 해소를 위해 역외적용을 도입했을 때 통상문제 우발을 우려하면서도 “국내 기업에만 적용될 규제라면 만들지 말아야 하고, 기존 규제도 해외기업들이 누리는 자유도 수준으로 낮춰야 공정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규제혁신을 강조했다.

■ 인기협 “규제 패러다임 전환에 노력...학문 작업도 확대”

박성호 사무총장에 따르면 올해 인기협은 규제 완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정부가 규제샌드박스 등 규제 해소에 가시적인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특정 분야에 한정돼 있는 만큼 카풀이나 빅데이터 등 제외된 분야에서의 규제 혁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박 사무총장은 “대대적인 규제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고 이것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외국 기업들도 한국에서 사업을 하면 성공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계속 힘쓸 생각”이라며 “여전히 인터넷산업에 대한 시각이 불분명한데, 그 동안 담론으로만 여겨졌던 인터넷경제 또는 디지털경제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도 기초통계연구 등 학문적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이에 대한 학문적 작업을 타 관련단체들과 협업하는 등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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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성호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전통적인 잣대로 카풀, 배달 등 O2O 서비스, 인터넷 방송 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를 규제하지 말아 달라”면서 “정보통신기술 신산업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아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함으로써 산업 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기협 회원사들에게는 “우리 회원사들은 전통산업의 쇠퇴기에 새 희망을 불어넣고 또 자리잡은 훌륭한 기업들이라 생각한다”며 “인터넷기업들이 친사회적인 모습과 사회에 공헌하는 모습, 또 뭉쳐서 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강화한다면 국민들이 인터넷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보다 감성적이고 신뢰하는 마음으로 바라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