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올스타전'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폴더블폰'과 5G 등 올 상반기 시장을 주도할 키워드를 한꺼번에 선보이면서 한 발 앞서나갔다.
이에 따라 업계의 시선은 일제히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가 개막될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향할 전망이다. 닷새 뒤 개막될 MWC에선 LG전자와 화웨이 등 경쟁업체들이 연이어 야심작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9'를 개최하고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5종을 공개했다. 폴더블 폰인 갤럭시 폴드를 비롯해 갤럭시S 시리즈(갤럭시S10e·S10·S10플러스), 그리고 5세대 이동통신(5G)을 지원하는 '갤럭시S10 5G'다.
스마트폰 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MWC에서 신제품을 공개해 왔던 삼성전자가 5일 앞서 언팩을 진행하고 5종의 제품을 한꺼번에 공개한 것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행보로 읽힌다"며 "MWC에서 상반기 차세대 모델이 대거로 쏟아질 것에 대비해 미리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 '폰을 접는다?'…갤럭시 폴드에 쏠린 눈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제품은 역시 갤럭시 폴드였다. 갤럭시 폴드는 펼쳤을 때 7.3인치 대화면, 안쪽으로 접었을 때 4.6인치 커버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지난 10여 년간 직사각형에 머물렀던 스마트폰 폼팩터(구조화 형태)를 새롭게 제시했다는 평가다.
카메라를 제외한 전면부 패널을 디스플레이로 꽉 채운 갤럭시S10 시리즈, 업계 최초의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도 함께 공개됐다. 이들 제품에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로 퀄컴 '스냅드래곤 855'와 삼성 '엑시노스 9820'이 탑재됐다. 갤럭시S10 5G에는 5G 통신모뎀 '스냅드래곤 X50'과 '엑시노스 5100'이 추가로 내장됐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자체의 가능성을 변화시키며 차세대 모바일 혁신의 역사를 열어가는 중"이라며 "특히 갤럭시 폴드는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으로 기존 스마트폰의 한계를 뛰어넘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 프리미엄 스마트폰 열기 MWC 데운다
삼성전자가 한발 앞선 언팩을 통해 상반기 프리미엄 폰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이제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열기는 캘리포니아에서 대서양을 넘어 스페인으로 향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MWC19'에선 LG전자·화웨이·소니·샤오미·오포·비보·원플러스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총출동해 상반기 전략 신제품을 선보인다. 일찌감치 언팩을 진행한 삼성전자도 이곳에 별도의 부스를 차리고 신제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MWC에서 제일 먼저 폴더블 경쟁의 포문을 여는 건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다.
화웨이는 MWC 개막 하루 전날인 24일(현지시간) 오후 2시에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 간담회는 사전 초청장을 지참해야 참석 가능한데, 현재로선 5G를 지원하는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을 공개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샤오미도 같은 날 오전 10시30분 바르셀로나에서 신제품 출시 행사를 개최하고 폴더블 폰을 공개할 전망이다. 다만 이날 공개될 제품이 판매를 앞둔 완성품인지, 시제품(샘플)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MWC 주인공도 '폴더블 스마트폰'
이번 MWC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요인도 역시 폴더블 폰이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샤오미 제품의 '폴딩(Folding·접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 관전포인트다.
삼성은 안쪽으로 접는 인 폴딩(In-folding), 화웨이는 바깥으로 한 번 접는 '아웃 폴딩(Out-folding), 샤오미는 바깥으로 두 번 접는 '더블 아웃 폴딩(Double-out folding)' 방식을 각 제품에 적용했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중국 로욜의 제품도 아웃폴딩 방식을 택한 바 있다.
인 폴딩·아웃 폴딩은 그 방식에 따라 사용자경험(UX)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 폴딩 방식은 접으면 화면이 안 쪽으로 완전히 포개져 정보를 식별할 수 없기 때문에 외부에 별도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사생활 침해나 액정 파손 우려가 적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웃 폴딩은 한 개의 화면을 바깥 방향으로 구부려 외부가 두 개의 화면으로 분리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폼팩터 변화가 크다"면서도 "다만 패널을 접어서 얻는 활용도가 적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LG는 연결성 강조 '듀얼 디스플레이' 폰으로 맞불
삼성전자가 이번 MWC에서 갤럭시 폴드를 전시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언팩에서 갤럭시 포드를 전면으로 내세웠지만, 단지 무대 위에서 시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만져볼 기회는 없었다.
이는 주요 모바일 업체들이 너도나도 폴더블 폰 공개를 서두르며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현장 전시를 통해 기술 유출이 우려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화웨이·샤오미를 중심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이 대거 공개되는 MWC에서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비공개 부스를 차리고 제품을 전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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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LG전자도 올해 MWC에서 폴더블 폰을 염두에 둔 '듀얼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LG V50'을 선보이며 차세대 폼팩터 경쟁에 합류한다. 화면이 두 개로 분할돼 있어 폴더블 폰과 유사하지만, 패널을 접지 않고 연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갤럭시 폴드와는 물리적으로는 전혀 다른 형태다. 신제품은 5G도 지원한다.
이에 대해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 15일 국내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5G폰 출시와 함께 폴더블 폰 출시 여부도 고민했지만 우선은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듀얼 디스플레이폰으로 먼저 대응한 후 시장이 충분히 형성됐다고 판단될 때 폴더블 제품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