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미국)=권봉석 기자]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낸 갤럭시 폴드는 오는 4월 26일, 1980달러(약 220만원) 가격으로 출시된다. 2013년 화면에 곡률을 준 스마트폰인 갤럭시 라운드가 출시되었지만 화면이 아예 접히는 제품은 갤럭시 폴드가 처음이다.
갤럭시 폴드는 AMOLED 디스플레이는 물론 플렉서블 OLED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결합되어 내구도나 디스플레이 품질에서 기존 제품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의 제원 공개는 물론 출시 시점에 대해서도 조심스런 눈치다. 경험 혁신으로 방향전환을 선언한 갤럭시S10의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모방 제품을 차단하기 위해 제품 제원 중 일부는 공개를 미뤘다.
■ 견고한 힌지와 재배치된 부품으로 차별화
갤럭시 폴드의 원형은 지난해 11월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시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접으면 4.6인치, 펼치면 7.3인치가 되는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 작동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인터페이스도 동일하다.
20일(현지시간) 공개된 갤럭시 폴드는 테두리 등 주요 부분을 두터운 프레임으로 둘러싼 시제품과 달리 모든 부분이 명확히 공개되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밖에서 안으로 접는 구조 특성상 반드시 필요한 힌지를 세련되게 다듬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보다 앞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한 중국 로욜 등은 화면이 접히는 구조를 고려해 내구성을 강화한 힌지를 내장했다. 그러나 이는 스마트폰의 두께가 두꺼워짐과 동시에 디자인을 해친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반면 갤럭시 폴드의 힌지는 평소에는 노출되지 않다가 닫았을 때 힌지가 나타나는 구조다. 화면이 접히는 구조를 고려해 엄지가 닿는 부분에 지문인식 센서를 배치하는 등 사용자 경험을 고려해 여러 부품도 재배치했다.
■ 폴더블 실용성 여부, 외부 앱 지원에 달렸다
갤럭시 폴드는 7nm(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된 64비트 옥타코어 프로세서, 12GB 메모리와 512GB 저장공간 등 고성능·고용량 부품을 탑재한다. 후면에는 초광각, 광각, 망원을 아우르는 트리플 카메라도 내장한다.
그러나 고성능 부품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소프트웨어, 보다 구체적으로는 기본 내장 앱 이외의 다른 안드로이드 앱 지원 여부다. 구조와 폼팩터가 달라지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합한 화면 모드가 없으면 해당 기기의 활용도는 자연히 반감된다.
삼성전자는 이런 점을 감안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제공하는 구글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한편 안드로이드 개발자 대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폴더블폰에 적합하게 앱을 업데이트하도록 전세계 개발자들에게 관련 문서를 배포했다.
구글 역시 지난해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 직후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를 계획중인 새로운 기기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는 한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API를 추가해 앱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가 제조하는 폴더블 스마트폰에도 이득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차원에서 폴더블 구조를 지원하면 그만큼 생태계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 "관심은 높지만.." 조심스러운 삼성전자
그러나 소비자나 업계가 보이는 높은 관심에 비해 삼성전자는 비교적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언팩 직전까지 갤럭시 폴드의 공개 수위를 놓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팩 현장에서도 체험이 불가능하며 무게나 두께 등 폼팩터 관련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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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미래 먹거리로 경쟁이 치열한 전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국 등 후발 업체의 모방 우려를 선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실제 시장 판매 역시 갤럭시S10 판매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2분기 이후로 예정되어 있다. 고성능 부품을 탑재한 만큼 출고가도 최고 수준으로 예상되는데다 갤럭시S10의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