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SK, '작은 소통'에 총수부터 뛴다

때론 소탈하게 때론 적극적으로 소통

디지털경제입력 :2019/02/19 14:41    수정: 2019/02/19 14:47

최근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 국내 대기업 총수의 소통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때론 소탈하게 때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재 양성에 눈길을 주는 것도 특히 주목된다.

■이재용 부회장, 국내식당 직원부터 정치인 만남까지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3일 수원사업장을 찾아 5G 네트워크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행사 후 점심식사 시간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했다. 현장에 있던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작년까지 대외적으로 두드러진 행보를 자제하던 모습과 대비된다.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오른쪽)을 만났다.

그는 같은달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대한민국 1등 대기업으로서, 작년 숙제라고 말씀드린 ‘일자리 3년간 4만 명’은 꼭 지키겠다"며 "이것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기업의 의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두 아이 아버지로서 아이들 커가는 것을 보며 젊은이들 고민이 새롭게 다가온다"며 "소중한 아들딸들에게 기회, 꿈과 희망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말했다.

이달 19일엔 이재용 부회장 주도로 만든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인 '함께 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을 선포했다. 청소년 교육을 사회 공헌 활동의 주제로 삼고 인재 육성을 적극 지원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작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후 올해만 대통령과 2차례, 이낙연 국무총리와 한차례 만났다. 정부당국과도 적극적인 소통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컨퍼런스'에서 구광모 (주)LG 대표가 초청 인재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구광모 회장, 이공계 석박사 과정 학생과 식사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13일 첫 대외 행보로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국내 이공계 석박사 과정 R&D 인재 350여명을 대상으로 열린 'LG 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구광모 회장은 참석자와 함께 만찬을 하며 "작년 하반기 LG 대표로 부임하고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 이곳 사이언스파크이고, 사무실을 벗어나서 가장 자주 방문한 곳도 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한 R&D 현장이었다"며 "이는 고객과 사회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기업이 되고 싶은 LG의 꿈을 이루기 위해 기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믿음과 최고의 R&D 인재육성과 연구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이곳 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한 LG의 R&D 공간에서 최고 인재들이 미래 기술을 선도하며, 꿈을 이루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LG가 고객의 삶을 바꾸는 감동을 만드는 일에 여러분의 꿈과 열정을 더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6시 만찬에 참석해 학생들과 함께 식사하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40여개 테이블을 모두 돌아다니며 참석 학생과 인사하고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 직원과 샌드위치 먹고 1시간 동안 자유토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3일 계열사 SK네트웍스를 방문해, 직원 100여명과 샌드위치를 먹으며 '행복토크' 행사를 열었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초 신년회에서 "임직원과 100회 이상 만나겠다"고 밝혔고, 이날 행복토크는 14번째 행사였다.

최 회장은 "진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실천목표를 세우라"는 키워드를 제시하고 참석 직원들과 자유롭게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으며 1시간 가량 대화를 이어갔다.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에서 열린 '행복토크'에서 구성원들과 '행복키우기'를 위한 작은 실천 방안들에 대해 토론하고 있

한 직원이 “회장님의 소소한 행복은 무엇인지 공유해달라”는 질문을 하자 최 회장은 “일주일에 100㎞를 걸으려 한다"며 "출퇴근하면서도 걷고 생각을 정리하며 걷는 게 소소한 행복”이라고 답했다.

지난 1월 SK이노베이션에서 개최한 '행복토크'부터 화제로 떠오른 최 회장의 양말도 주목대상이었다. 그는 당시 화려한 색상의 줄무늬 양말을 신었음을 보이며 “양말 하나만 변화를 주어도 주변에서 뭐라 할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행복 창출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주저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는 혁신과 자유로운 도전을 눈에 띄게 강조하고 있는 최 회장의 의지를 드러낸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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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에서 "혁신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 이걸 용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직후인 지난달 17일 SK하이닉스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하이개라지' 출범식을 열었다. 창업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 2년간 2억원의 창업 비용을 지원하고, 창업 활동에 전념하도록 별도 전담조직으로 인사이동하며, 월급을 회사에서 지급한다. 창업이 성공하면 사내 벤처로 남거나 회사에서 독립할 수 있다. 실패해도 재입사를 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