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한도 대출(마이너스 통장)이 빠르고 편리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는 호평과 함께, 지나치게 대출이 쉬워 빚에 대한 경각심을 낮추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약관 동의 기능을 보완하고 유의사항을 강조하는 등 무분별한 대출을 줄일 수 있는 안전장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30일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간편 소액대출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직접 신청해본 결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서 1분 안에 대출 신청이 완료됐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등급을 충족하지 못해 소액 신용대출이 거절됐다. 신한은행은 대출 금리와 한도를 조회만 할 수 있게끔 구성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대출 신청 시간은 1분여로 짧은 편이다. 과거 은행에서 요구했던 신분증 촬영과 근로소득 증빙자료 등을 제출해야 하는 절차를 간소화한 결과물이다.
일단 카카오뱅크는 앱에 접속한 뒤 비상금대출을 선택한 후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통신사 인증번호만 입력하면 별도 절차 없이 대출금액 한도와 금리가 안내된다. 확인 버튼만 누르면 바로 대출이 실행되는 구조다. 최대 300만원의 대출을 받는 데까지 소요된 시간은 앱 실행과 로그인 시간을 포함해 1분 10여초였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비상금대출을 소개하는 화면에 평균 소요시간을 60초로 안내했다.
케이뱅크는 대출 신청을 위한 본인인증 절차를 거친 뒤, 대출 약관에 대한 확인 체크를 요구한다. 이어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대출인지를 체크하게끔 설문 항목이 뜬다. 응답을 완료하면 공인인증서를 한번 더 요구하고, 이후 대출이 시행되는 구조다.
두 은행 모두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지만 절차를 뜯어보면 케이뱅크의 대출 절차는 카카오뱅크에 비해 대출에 대해 숙고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해뒀다. 케이뱅크는 대출 약관을 어느 정도 읽어야 확인 버튼을 누를 수 있게 해놨지만, 카카오뱅크는 약관 전문에 대한 스크롤을 내리지 않아도 절차를 건너뛸 수 있다.
또 케이뱅크는 대출의 이유가 보이스피싱과 연관된 것은 아닌지에 대해 다시 고객에게 묻는 과정도 마련했다.
공인인증서를 별도로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공인인증서를 한번 더 요구하는 것은 대출을 받는 고객들의 부인(否認)을 방지하기 위한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대출이 쉽고 빠르게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적금과 다르게 돈이 나가는 상품이라 고객에게 재차 의사를 물어보기 위한 방안으로 공인인증서 입력 절차를 추가했다.
은행업계도 대출을 빠르게 실행하는 것과 동시에 무분별한 대출을 막기 위한 사용자환경 구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결국 무리하고 과도한 대출은 고객과 은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은 부실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선제적으로 해야 하며, 고객은 추후 신용등급 하락으로 정말 필요한 때 돈을 빌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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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무조건 쉽고 빠르게 해줘야 한다는 것에만 집착하다 보면 더 큰 것을 놓칠 수 있다"며 "편리한 대출 절차와 쉬운 대출 집행 사이를 잘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캐피탈이나 카드사의 현금서비스의 금리는 연 12% 이상이다. 이를 사용하는 고객이 조금이나마 낮은 금액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60초와 같은 선정적 문구는 지난해 모두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사용자환경과 인터페이스는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