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패션브랜드 파슬(Fossil)의 스마트워치 지적재산권(IP)을 인수했다. 정체된 스마트워치 시장을 반전시킬 계기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미국 씨넷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파슬그룹의 스마트워치 IP를 4천만달러에 인수했다. 파슬의 스마트워치 연구개발부서도 구글로 이관된다.
반응은 엇갈렸다. 구글이 파슬그룹 IP 인수를 계기로 직접 스마트워치 제품을 내놓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반면, 파슬 IP 인수가 큰 전환점이 되기 힘들 것이란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파슬그룹은 파슬을 비롯해 마이클코어스, 디젤, 임포리오아르마니, 미스핏 등의 브랜드를 보유했다. 그동안 웨어OS 하드웨어 최대 판매자였다.
이 거래는 작년 구글과 HTC 간 사례와 닮았다. HTC는 픽셀1, 픽셀1 XL, 픽셀2 등 구글의 자체 스마트폰을 생산해온 파트너였다. 당시 구글은 HTC의 IP와 개발인력을 인수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거래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구글과 HTC의 거래는 11억달러 규모에 달해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아야할 정도였다. 구글 사상 5번째로 큰 인수기도 했다. 파슬과 거래는 HTC 거래 규모의 3.6%밖에 되지 않는다.
구글은 2016년부터 하드웨어사업부를 운영중이다. 이 사업부는 현재 3종의 스마트폰, 2종의 태블릿, 3종의 노트북, 3종의 스마트 스피커, 스마트 디스플레이, 2종의 와이파이 라우터, 2종의 VR 헤드셋을 판매한다. 스마트워치 제품은 없다.
구글은 스마트워치에 있어선 파트너 개발품에 기대왔다. 웨어OS 생태계는 다른 기기 카테고리와 다르게 구글의 참조모델 없는 상태로 운영됐다.
구글의 픽셀워치 출시설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파슬그룹 IP 인수와 협력안 발표는 픽셀 브랜드를 단 구글의 스마트워치 출시에 기대감을 높였다.
그렉 맥켈베이 파슬그룹 기업부사장(EVP)은 웨어러블과 인터뷰에서 "시장을 강타한 적 없는 혁신적인 신제품을 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구글의 픽셀워치 출시설에 바람을 넣었다.
구글은 웨어OS 제품군 신제품을 약속했는데, 직접 개발한 제품일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스테크니카는 다소 부정적 분석을 내놨다. 아스테크니카는 "파슬과 거래는 규모가 매우 작고, 웨어OS의 여러 치며억 문제점을 해결할 기술전문회사가 아니"라며 "구글이 진정 웨어OS를 해결하길 바란다면, 적절한 SoC 공급자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적절한 웨어러블 기기용 SoC 공급자라면 현재로선 퀄컴뿐이다. 퀄컴은 스냅드래곤400, 스냅드래곤 웨어2100, 웨어3100 등 3종의 스마트워치용 칩을 생산한다. 퀄컴의 칩도 4년전 출시된 후 크게 업그레이드되지 않았다. 작년 출시된 스냅드래곤 웨어3100은 배터리 지속시간을 늘렸을 뿐 성능을 높이지 않았다.
웨어OS 기기는 성능을 책임질 칩셋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구글이나 웨어OS 파트너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열세인 성능에 더해 빈약한 배터리 지속시간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워치 강세다. 애플은 작년 출시한 애플워치4에 심박수 측정 센서를 추가하는 등 애플워치를 헬스케어 영역에 진입시키고 있다. 작년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애플워치의 스마트워치 시장점유율은 50% 내외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기반의 갤럭시워치를 판매하고 있다. 작년 8월 갤럭시워치가 출시됐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와 별개로 기어S3 등 웨어러블 기기도 보유했다. 다음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는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S10 스마트폰과 함께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한 갤럭시스포츠도 함께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자체적인 SoC를 확보한 회사다. 특히 애플 S시리즈 칩셋이 애플워치에 탑재되는데, 세대를 거듭하며 속도와 디자인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애플워치4에 탑재된 S4 SoC는 이전 세대보다 2배 빨라졌다.
이에 비해 웨어OS는 구글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기대만큼 크지 못했다. 시장점유율은 5% 수준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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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슬을 비롯해, LG전자, 에이수스, 카시오, 화웨이, 모토로라, 소니, 태그호이어, 버라이즌, ZTE 등이 웨어OS 기반 스마트워치를 출시했지만 반향이 크지 않았다. LG전자가 작년말 LG워치 W7을 출시했다.
퀄컴과 경쟁할 정도의 웨어러블용 SoC를 만들어줄 삼성전자는 자체 스마트워치 브랜드에 투자하고 있다. 구글이 시장을 뒤흔들 당근을 제시하지 못하면, 삼성전자가 웨어OS 생태계에 복귀하는 건 요원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