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에 들어가는 광고차단 확장기능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22일(현지시간) "웹 광고 거인 구글이 크롬에서 광고차단 기능을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원문보기☞Wow, fancy that. Web ad giant Google to block ad-blockers in Chrome. For safety, apparently]
보도에 따르면 최근 구글 엔지니어들은 크롬 브라우저의 오픈소스 버전인 크로미엄(Chromium) 프로젝트의 코드를 변경할 계획을 시사했다. 그로 인해 여러 광고차단 기능을 포함한 콘텐츠 차단 확장기능(extensions)을 무력화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구글은 새 규격을 만든 명분으로 사용자의 통제 권한을 강화하고 브라우저의 보안, 프라이버시, 성능을 높이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기존 webRequest API를 declarativeNetRequest API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전자는 브라우저의 확장기능이 네트워크 요청을 가로채 차단, 변경, 경로 재설정 동작을 할 수 있게 허용한다. 후자는 확장기능이 아니라 브라우저가 네트워크 요청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는 API다.
구글은 API 문서에 브라우저 확장기능은 declarativeNetRequest API로 처리되는 네트워크 요청을 읽어들일 수 없기 때문에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구글 중심적인 생각이고, 확장기능을 만드는 외부 개발자의 입장을 함께 고려한 상황에선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보도는 이날 크로미엄 오픈소스 프로젝트 저장소의 '버그트래커' 페이지에 게재된 글을 이런 문제의식의 근거로 삼았다. 핵심은 유블록오리진(uBlock Origin)과 유매트릭스(uMatrix) 광고차단 프로그램을 개발한 레이먼드 힐이 '매니페스트 v3'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었다. [☞원문보기]
힐은 매니페스트 v3으로 제안된 내용이 자신의 광고 및 콘텐츠 차단 확장기능을 망가뜨리고 사용자로부터 콘텐츠 통제 권한을 빼앗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흔히 광고차단 프로그램으로 인식되는 콘텐츠 차단 확장기능의 본질적인 역할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다.
매니페스트 v3는 개발자들이 브라우저 확장기능을 만들 때 그 기능과 구현된 파일 등 리소스를 명세화한 '브라우저 익스텐션 매니페스트 파일'의 최신 규격이다. 이 규격 문서는 지난해 11월 18일 개정된 초안(DRAFT) 상태로 현재 온라인에 공개돼 있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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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은 "(서드파티 개발자에게) declarativeNetRequest API가 콘텐츠 차단기능을 구현할 유일한 수단이 된다면 내가 수년간 개발해 온 유블록오리진과 유매트릭스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API가 제공하는 기능은 두 확장기능이 의도한만큼 세세하게 사용자의 콘텐츠 제어 권한을 보장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더레지스터는 "(유명 광고차단 프로그램인) 애드블록플러스가 제공하는 기초적인 필터링 기법은 여전히 가능하겠지만 유블록오리진과 유매트릭스는 광고 화이트리스팅을 통해 더 다양한 통제 기능을 제공한다"면서 "(매니페스트 v3로) 제안된 변화는 콘텐츠 차단, 광고차단 확장기능의 효과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