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도 목표 명확히해 AI 도입해야"

최홍용 LG CNS 팀장 인터뷰..."지배적 사업자 되려 노력"

컴퓨팅입력 :2019/01/19 22:14    수정: 2019/01/19 22:14

"어떤 기업이든 앞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그리고 더 인건비가 싼 지역으로 공장을 계속 옮겨서 원가를 절감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최홍용 LG CNS 미래전략사업부 AI빅데이터사업담당(금융·공공AI빅데이터팀 팀장)은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기업의 AI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팀장은 LG CNS에서 25년간 제조와 통신서비스 등에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와 데이터 웨어하우스(DW)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공공과 금융 산업의 빅데이터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최홍용 LG CNS 금융·공공AI빅데이터팀장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AI와 빅데이터가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 아마존, 바이두,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업계 선두주자들은 AI를 미래 사업의 필수로 인식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LG CNS 등의 대기업이 기업을 대상으로 AI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원가경쟁력 중심의 중소기업은 AI 도입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그럼에도 중소기업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AI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모가 작더라도 목표를 명확히 해서 일단 AI를 도입해야 한다"며 "크루즈 미사일처럼 일단 발사하고 나서 적절히 상황에 따라 궤도를 수정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빅데이터 분석을 잘 활용해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자라(ZARA)를 꼽았다. 자라는 공급망관리 관점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고를 파악한 덕분에 잘 팔리는 제품들을 빠르게 생산해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패스트패션이라는 산업의 특성을 빅데이터와 결합해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 셈이다.

최 팀장은 올해 AI 산업의 국내 시장 트렌드가 ▲챗봇 등 대화형 플랫폼 ▲비전검사 등 시각지능 강화 ▲로봇 프로세스 오토메이션(RPA) 등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RPA란 과거에 사람이 처리하던 단순한 사무 업무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AI 강국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최 팀장은 "단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같은 경우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국내 AI 사업분야에서는 글로벌한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아직 없다는 것이다. 최 팀장은 "글로벌에서 AI 지배적 사업자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사업자들"이라며 "이런 기업 이외에 한국에는 지배적 사업자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향후 AI 산업 생태계 육성에 필요한 핵심적인 요소로 ▲데이터 ▲네트워크 ▲클라우드 ▲하드웨어 등을 꼽았다.

첫번째로 중요한 것은 '좋은 데이터'다. 좋은 데이터란 AI가 학습하기 용이한 데이터를 말한다. 그는 "AI와 빅데이터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AI는 알고리즘을 통해서 학습하는데 좋은 데이터가 많을수록 훨씬 좋은 학습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역시 중요한 요소다. 데이터의 양이 늘어날수록 이를 처리하는 네트워크의 속도 또한 빨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한국이 5G를 일찍 상용화한 것은 AI 강국으로 가는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필요한 나머지가 클라우드와 하드웨어 발전이다.

이러한 요소를 바탕으로 AI 생태계가 성장하기 위해서 최 팀장은 학계와 공공기관,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고급인력을 채용하기가 현재 어렵다며 "학계에서 AI 관련 인력을 육성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은 중소기업 등에 제도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육성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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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경우 데이터 수집 전략을 효율적으로 짤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예를 들어 가계부 앱 등은 이용자가 기록을 남기면 앱이 이용자에게 통계 등 가치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 비용이 들지 않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했을 때 이용자에게 이득이 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 팀장은 "글로벌 수준의 AI 기술영역 확보를 통해 지배적 사업자 수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과 기관에 경쟁력있는 AI, 빅데이터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