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현대인의 삶과 경제모델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바꿀 수 있는가. 지디넷코리아는 블록체인 전문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철환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 겸임교수와 함께 8회에 걸쳐 블록체인이 몰고 온 생활의 변화와 정책, 시장, 기업에 관한 현황과 제언을 담은 '블록체인 킹덤' 시리즈를 게재한다. 블록체인에 관심 있는 독자들의 일독을 기대한다.
제1회 : 블록체인이 만들어내는 권력화의 이동과 국가 전략
제3회 : 마침내 블록체인 육성 정책으로 전환한 프랑스
제5회 : 스팀잇과 포레스팅에서 보는 혁신의 불꽃
제6회 : 크립토키티에서 비트펫으로 이어진 게임의 진화
제7회 : 블록체인 스캠과의 거리 두기
제8회 : 대학가에 부는 블록체인 바람
블록체인으로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실생활에서 사용될 수 있는 블록체인 응용은 무엇인가?
최근들어 이런 질문들이 많이 쏟아져 나온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의 응용만으로는 블록체인의 가치를 체감하기 쉽지 않다. 또 실생활에서 적용되는 응용 역시 선뜩 떠오르는 것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단지 ‘이러 이러한 솔루션이나 응용이 앞으로 나올 예정이다’라고 하는 주장과 계획이 난무할 뿐이다.
지난 몇 개월간 우리 주변에는 수 많은 스캠 시비와 혼돈이 있었던 투자 시장을 떠오르게 된다. 아직도 대중적으로 파급되어진 블록체인 응용은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그 동안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단지 돈버는 투자 수단으로 우리 주변에 다가와 있을 따름이었다.
이런 의문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대표적 응용 사례로 스팀잇을 꼽을 수 있다. 스팀잇은 2016년 1월, 네드 스콧과 댄 라리머가 공동 설립한 회사이다.
스팀잇은 블로그 글을 잘 쓰면 토큰으로 보상해주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대략 1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미국 콘텐츠 회사다.
그런데 좀 더 파고 들어가면, 이 회사에 주목하는 이유가 더 있고 그 의미가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 잘 쓰면 돈 더 줄게’ 라고 하는 메커니즘 이외에 이 회사는 좀 더 다른 혁신을 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현존하는 콘텐츠 회사의 문제점에 대해 심도있는 고찰을 통해 더 나은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팀잇은 기존 블로그 시스템이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글을 작성한 사람들의 편의를 도모해주긴 했어도 비즈니스 영역안으로 흡수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보완했다. 글 작성자의 의사 결정력은 여전히 주주나 관리자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함께 주목했다.
이런 한계 때문에 기존 블로그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홀대받았다는 것이다. 또 회사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 간의 괴리로 인해 친구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글들이나 홍보성 글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 문제 의식을 느낀 것이다.
스팀잇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콘텐츠 심사 관련 부분을 크리에이터들에게도 과감하게 문호를 열어줬다. 회사의 의사결정권을 주주나 직원이 아닌, 콘텐츠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들에게도 참여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발상을 한 셈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시스템이 보팅 파워와 스팀 파워 토큰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콘텐츠를 생성한 크리에이터들에게 스팀 달러라고 하는 보상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스팀잇은 주주로 참여하지도 않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도 의사결정권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었다.
그럼으로써 양질의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데 동참해주길 기대하고 그들과 함께 회사를 키우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스팀잇 백서를 잘 보면 이런 해법은 '스웨트 에쿼티(Sweat Equity)'라고 표현되고 있다. 이 말은 '땀의 지분'이라 번역될 수 있는데, 엄밀하게 보면 양질의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데,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해서 같이 만들어 갈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것으로 대단한 혁신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 콘셉트와 비슷한 방식들이 최근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상장 코인을 결정하는데, 거래소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도 의사 결정권에 참여시키는 방법과 유사한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암호화폐 거래소의 사용자이지만 자신의 거래량에 비례하여 받게 되는 거래소토큰 만큼의 의사 결정권을 행사하게 되고 해당 거래소의 상장 토큰을 결정하는데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팀잇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한 가지 포인트가 있다. 바로 글에 대한 검열 저항성이다. 미국 언론계에 존재하는 오너나 편집장의 검열권에 대해 거부한 것이다. 그래서 누구라도 경영자에 의해 글이 삭제되거나 변경되지 못하도록 글 자체를 블록화 한 것이다.
이러한 해결책은 일부의 환경에서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때때로 글을 작성하는 사람 입장에서 제약을 만들기도 한다. 자신의 글을 7일 이후가 되면 블록체인에 기록이 되다 보니, 삭제도 불가하고 변경도 불가하게 된다. 또한 이런 블록화에 의해 글의 용량이 제한되기도 하고 동영상이나 사진과 같은 콘텐츠는 별도의 링크를 통해 글과 연결되도록 편집툴이 만들어져 있다. 이 점이 사용자들에게는 매우 불편하고 사용성을 제약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까지 스팀잇은 한국 언론인들과 블로거들에게 인기를 끌어 왔고, 스팀잇을 사용해 본 사람들이 몇 십만명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상당수의 사람들이 편집툴의 불편성에 매력을 상실하기도 하고, 보상에 대한 결과들이 단시간에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떠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하여 고객과 시장의 필요성에 의해 새로운 솔루션으로 만들고 있는 회사가 포레스팅이라는 한국 블록체인 기업이다.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유저 인터페이스(UI)를 제공해주고, 글에 대한 블록화를 제거해서 누구라도 자유로운 형식으로 글의 내용에 제한을 받지 않고 올리게 되면, 보상을 받는 심플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개발을 하고 있다.
블록체인의 킬러앱이 어디에서 나올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묻고 있다. 당연히 사람들이 가려워하고 찾고자 하는 니즈가 아주 절실한 그런 마켓 세그먼트에서 새로운 문제 해결 솔루션을 제공하는 앱에서 킬러앱이 나올 것이다.
이러한 맥락으로 스팀잇에 이은 새로운 솔루션, 포레스팅의 앱이 상용화되기를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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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팅을 보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환경을 지원해주는데, 콘텐츠 제작을 위한 카메라와 조명, 마이크, 스피커 등의 장비들과 오프라인 장소, 그리고 전문 스페셜리스트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포레스팅 앱이 나오게 되면, 사람들을 더 많이 연결하고 삶을 더 값지게 만들겠다고 하는 포레스팅의 꿈이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