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과 기술 결합은 시대적 화두"

교보라이프플래닛 임성기 마케팅담당 인터뷰

금융입력 :2019/01/15 14:30    수정: 2019/01/15 14:49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보험사가 변하고 있다. 웬만하면 몇몇 보험 상품에 가입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생활습관과 건강에 따라 보험을 만들 수 있는 'D.I.Y 보험'시대가 열렸다. 시대가 바뀌면서 반려동물에 관련 보험 상품도 등장했다. 그 배경에는 달라진 온라인과 모바일, 새로운 정보통신(ICT)기술이 있다.

올해 출범 5년차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변화상을 가장 먼저 읽은 생명보험사다. 국내 1호 온라인 전용 보험사다. 설계사들이 가입자를 만나 보험을 권유하는 것이 아닌, 교보라이프플래닛의 홈페이지와 모바일 웹 페이지를 통해 내게 맞는 보험을 선택하고 가입하게 만든 회사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단계 도약을 준비 중이다. 다양한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과 손잡고 있다. 보험과 기술의 결합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10일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설립을 주도하고 현재 마케팅담당(임원)을 맞고 있는 임성기 임원을 서울 여의도 교보라이프플래닛 사옥에서 만났다.

교보라이프플래닛 임성기 마케팅담당(임원) 겸 마케팅팀장 겸 DX파트장.(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 '보알못'에게 쉬워지는 보험

임성기 임원은 먼저 토스와 제휴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토스 앱 내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상품 두 가지 (미니암보험·저축성보험)의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는 "상품 판매 채널 확대 외에도 온라인 생명보험사의 상품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보험 가입자들이 아직까지 온라인 보험을 모르거나 상품의 장점을 잘 알지 못한 경우가 부지기수였다"고 말했다.

임성기 임원은 온라인 보험사는 설계사에게 줘야하는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가볍다고 설명했다. 또 설계사의 설명이 불분명확할 때가 있는데 온라인을 통해 직관적으로 확인이 가능해져 '보험 알지 못하는 사람(보알못)'에게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임성기 임원은 "설계사 채널이 주도하고 있는 기존 생명보험사들은 온라인 채널의 성장 속도가 미온적이긴 하지만 고객의 성향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작년 자동차보험 가입자 중 다이렉트(온라인) 채널을 통해 가입한 비중은 35.1%로 지속적으로 증가세다. 그는 "인터넷에서 보험 상품 정보를 직접 찾아보고 조금이라도 보험료가 저렴한 것을 가입하려는 '스마트 컨슈머(Smart Consumer)'가 늘고 있다"고 부연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홈페이지 내 맞춤형 설계를 할 수 있도록 했다.(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 인슈어테크, 국내 도입 가속화

임성기 마케팅담당은 온라인 채널에서 회사 간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며, 기술과의 결합도 가속화된다고 관측했다. 임성기 임원은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 영역 구분이 없는 여행자보험이나 펫(Pet) 보험 등 소액의 단기 보험 상품은 결국 온라인 보험 시장을 넓힐 것"이라며 "보험사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보험과 ICT기술과의 결합은 시대적 숙명"이라고 운을 뗐다. 임 임원은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헬스케어와도 접점을 만들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보험에 기술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임 임원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일반적으로 생명보험사는 상품을 개발할 때 A라는 원인 때문에 일어나는 사망률 등을 계산한다. 일반적으로 산출한 평균치인 경험생명표를 참조하기도 한다. 빅데이터와 수퍼컴퓨터 등은 과거 방법보다 오차를 줄여 보험료를 더 정밀하게 계산해고,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 기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에서도 인슈어테크가 부쩍 회자되고 있다. 임 임원은 "보험과 기술을 결합한 단어인 '인슈어테크'가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스타트업과 플랫폼 업체와 보험사들이 업무제휴를 활발히 진행하는 것만 봐도 국내의 인슈어테크 도입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고 거론했다.

다만 기술과 보험의 상품 결합을 해치는 저해 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 임성기 임원은 "많게는 수십 개의 특약이 부가되는 보험상품 특유의 복잡성, 보험 정보의 불균형 등이 원인"이라며 "이제는 누군가의 권유보다는 자기의 필요에 의해 보험 상품을 가입하고 정보를 분석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 임성기 마케팅담당(임원) 겸 마케팅팀장 겸 DX파트장.(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 블록체인·헬스케어까지 폭 넓히는 라플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설계사 비중이 큰 생명보험사보다 더욱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헬스케어 플랫폼인 '직토' '캐시워크' '메디블록'과 손잡고 고객의 새로운 요구를 반영한 상품을 개발 중이다. 보험 약관과 계약서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블록체인 도입도 고려 중이다. 임성기 임원은 "직토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생활 속 크고 작은 위험을 즉각적으로 보장 받을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상품,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건강증진형 상품 및 암호화폐와 연계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성기 임원은 "인슈어테크와 헬스케어의 결합은 단순한 상품 제공을 넘어 고객에게 생활밀착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지원한다"며 "고객의 건강과 활동 습관을 개선해 보장 역시 최적으로 해준다"고 말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도 회사 내 플랫폼인 '360도 플래닛'을 접목해 고객의 생활습관에 맞춰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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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임원은 "이미 해외의 '오스카 헬스보험'은 디바이스를 연동해 생활 습관을 개선해주고 의사와 원격 상담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고, '중안보험' 역시 혈당측정기를 통해 혈당에 따라 보험료를 인하해주기도 한다"며 "신체 신호와 보험을 연계하는 일들은 해외에서 이미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챗봇과 로보어드바이저 등 인공지능 기반 인슈어테크 역시 고객에게 새로운 생명보험사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온라인 전업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시대적 요구를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