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블록체인 플랫폼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비즈니스모델(BM)에만 집중하고 있다. 반면, 세계 각국의 크립토 네트워크 분야 전문가들은 새로운 블록체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김용대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교수는 3일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비트코인 메인넷 공개 10주년 기념 워크숍’에서 블록체인 원천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비즈니스 모델에만 집중하려는 한국의 블록체인 환경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여전히 블록체인에 기술적 문제가 많은데 왜 우리는 마치 블록체인이 다 끝난 것인 마냥 비즈니스 모델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이어 "(우리도) 블록체인 원천 기술을 연구해 트릴레마(Trillemma)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트릴레마는 세 가지 딜레마란 뜻으로 하나의 목표를 이루려다 보면 다른 두가지 목표를 이룰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블록체인은 확장성, 탈중앙성, 보안성 3 가지 요소가 얽혀 하나를 이루려면 나머지 두가지 목표를 이룰 수 없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김 교수는 “ICO 투자가 줄었다는 것은 결국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여전히 블록체인 기술적 문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윈도, 애플, 리눅스 세 진영이 자리잡고 있듯, 톱5, 톱3의 퍼블릭 블록체인이 나오려면 최소 5년은 걸릴 것”이라며 “원천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표준화 평가 플랫폼 블립 개발 중"
이날 김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가치 평가가 필요하다”며 김 교수의 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는 블록체인 표준화 평가 플랫폼 블립(BLEEP)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현재 블록체인 기술은 학술 논문을 통해 이론적 평가가 가능하고, 메인넷이나 오픈소스가 나올 때 평가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코인에 투자할 때, 해당 기술이 얼마나 좋은지 평가하지 않은 채 투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이유로 “대부분 블록체인은 평가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라며 “TPS(초당거래속도)가 블록체인마다 다르게 표현되고,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구현되는 등 블록체인 표준이 안 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 플랫폼 자체가 없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실제로 블록체인은 트릴레마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평가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누구나 동의할 수 있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표준화된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 그는 자신이 속한 카이스트 연구소에서 블록체인 표준화 평가 플랫폼인 블립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관련기사
- [비트코인 10주년] "블록체인보다 블록체이니즘으로 불러야"2019.01.03
- [비트코인 10주년 ]제네시스 블록 탄생에서 크립토윈터까지2019.01.03
- "페이스북, 암호화폐 송금 서비스 개발 중"2019.01.03
- 비트코인, ATM기기에서 원화로 출금한다2019.01.03
블립의 타깃은 크게 학생과 개발자, 벤처캐피털(VC)이다. 학생에게는 ▲합의 알고리즘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개발자에게는 ▲개발한 합의 알고리즘을 실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벤처캐피털에는 ▲블록체인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게 블립의 목표다.
그는 “블립 플랫폼을 이용하면 학생들은 합의 알고리즘을 개발해 볼 수 있고, 개발자는 자신들이 만든 알고리즘을 간단하게 실험할 수 있다”며 “벤처캐피털은 투자 전에 블록체인 기술을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블립은 비트코인만 구현돼 있는데, 향후 다양한 합의 알고리즘을 구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