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이 반도체만 잘 만드는 국민인가? 우리는 신바람이 있는 국민이기 때문에 콘텐츠 사업 역량이 강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3일 한국방송회관에서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통합 OTT 서비스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고 있는 OTT 서비스 ‘옥수수(oksusu)’와 지상파방송사 3사가 운영하고 있는 ‘푹(POOQ)’의 통합법인을 신설하고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키로 했다.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지상파방송사가 함께 통합OTT 전략을 내놓으면서 K콘텐츠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박정호 사장은 “K콘텐츠가 진짜로 잘 형성될 수 있는 생태계가 필요해서 이를 만들어 놓으려고 협력을 추진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방송사들도 K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었고, 지난 1년간 (논의를 거쳐) SK텔레콤이 가세하게 된 것”이라며 “(지상파가) SK텔레콤을 바라보는 눈은 마케팅과 플랫폼에 대한 기술, 자본의 강점이 있는 것이고 지상파는 역시 콘텐츠 제작에 뛰어나기 때문에 양측의 강점을 융합하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박정호 사장은 특히 반도체 산업이 국가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처럼 콘텐츠 산업도 빼어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란 점에 주목했다.
박 사장은 “반도체 투자 한번 잘해서 싸이클이 돌고 다운 싸이클에도 투자를 잘한 뒤 업싸이클이 되면서 우리나라의 먹거리 산업이 됐는데, (저는) 2011년 2012년 그 부분을 직접 실천해온 사람이다”면서 “한국인은 노래도 잘하고 신바람이 있는 국민이기 때문에 콘텐츠도 우리의 중요한 역량이고 사업 역량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콘텐츠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제대로 된 플랫폼으로 산업화되는 부분은 다른 문제”라며 “SK테레콤이 만든 옥수수나 지상파의 푹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것을 서로 확인했고, 우리가 힘을 합쳐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어내고 글로벌로 나가자는 뜻을 서로 이해하게 된 것이다”고 덧붙였다.
양측의 강점을 더해 투자 자본을 유치해 더욱 내실있는 규모의 경쟁으로 나갈 것이란 뜻도 밝혔다. 특히 개방형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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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장은 “(투자 유치가 된다면) 2천억은 넘지 않을까 생각하고, 투자된 금액은 콘텐츠 제작에 힘이 될 것”이라며 “영국은 이런 모델을 만들지 않고 넷플릭스를 받아들인 뒤 방송 플랫폼이 막강하던 영국에서 80% 점유율을 내주고 자국 플랫폼은 고사하게 된 변화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폐쇄형 시스템이 아니라 개방형 시스템을 지향한다”면서 “(한류 방송 콘텐츠 외에도) 우리는 케이팝도 잘하니까 연예기획사 쪽에서 소자본으로 참여해 드라마, 영화와 음악을 더한 K콘텐츠 플랫폼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