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내년부터 미국 오레곤 주와 이스라엘, 아일랜드 등에 신규 반도체 생산시설(팹)을 세워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이번 투자를 통해 제품 공급시간이 최대 60%까지 단축될 것으로 내다봤다.인텔이 이처럼 적극적인 생산 시설 투자에 나서며 올 하반기 PC 업계에 영향을 미쳤던 프로세서 수급난 등 변수는 앞으로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14nm(나노미터) 공정 프로세서 생산을 담당할 예정이었던 팹42가 혼선을 빚었던 것에 대한 반성으로도 읽힌다.
■ 인텔 "신규 팹 건설로 공급 시간 60%까지 단축한다"
17일(미국 현지시간) 인텔은 앤 켈러 제조 담당 수석부사장 명의로 미국과 이스라엘 등 전 세계 팹(반도체 제조시설)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앤 켈러 수석부사장은 "인텔이 PC 중심 회사에서 데이터 중심 회사로 변화하면서 데이터 처리와 분석 등에 관여하는 수요를 충족하고 있으며 3천억 달러 규모의 시장에서 더욱 높은 많은 물량을 다양하게 공급해야 하는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 주와 뉴멕시코 주 등 이미 투자를 진행중이거나 결정한 곳 이외에 내년 초부터 미국 오레곤 주와 아일랜드, 이스라엘 등에 신규 시설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반도체 생산 시설을 늘리면서 제품 공급에 드는 시간이 최대 60%까지 단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 "애리조나 주 팹42, 순항중"
특히 인텔은 이날 발표를 통해 미국 애리조나 주 챈들러의 반도체 제조 시설인 '팹42' 건설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2009년 미국 애리조나 주 챈들러에 70억 달러(약 8조원)를 들여 신규 반도체 제조 시설인 '팹42' 건설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팹42에서 14nm(나노미터) 공정 프로세서를 생산하겠다는 것이 당초 인텔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텔은 2014년 팹42 건설 일정을 연기했다. 데스크톱 PC와 노트북 등 PC 시장의 수요가 줄어들었고 이는 기존 시설에서도 14nm 프로세서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그 근거였다.
이 결정은 지난 해 2월 다시 뒤집혔다. 당시 앤 켈러 수석부사장은 "팹42는 22nm와 14nm, 7nm 프로세서와 각종 칩을 생산하는 시설이 될 것"이라며 건설 재개를 공식화했다.
■ 14nm 공정 과부하가 낳은 프로세서 수급난
팹42 건설 연기와 재개 사이에는 3년간의 공백이 존재한다. 만약 팹42 건설이 연기 없이 진행됐다면 올 하반기의 프로세서 수급난은 없었거나 최소화됐을 수 있다.
2014년 당시만 해도 인텔은 10nm 공정 프로세서 출시 계획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10nm 프로세서 생산 계획은 수 차례 연기된 뒤 내년 연말까지 밀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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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10nm 공정 이행에 문제가 생기면서 14nm 프로세서 생산 시설이 포화 상태에 놓였다는 것이다. 현재 6·7·8·9세대 등 여러 세대의 제온·코어 프로세서가 14nm 생산 공정에 의존한다. 결국 올 하반기부터 프로세서 수급난이 벌어졌고 이는 PC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텔은 프로세서 수급난을 진화하기 위해 지난 9월 말부터 긴급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말 임시 CEO인 밥 스완 명의 공개서한에서 인텔은 오레곤과 아리조나, 아일랜드와 이스라엘 등의 14nm 생산 시설에 10억 달러(약 1조원)를 투입해 생산량 증설에 나서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